[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0.2% 대 16%.
연초 이후 코스피와 인도 증시의 등락률이다. 인도 증시가 올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인도 증시의 센섹스지수는 이달 들어서만도 10% 가까이 올랐다.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이다.
지난해 8월 아시아 금융위기설이 확산되며 인도 증시가 급락할 때만 해도 인도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은 부정적 일색이었다. 경제 펀더멘털이 다른 신흥국 대비 약한데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이런 얘기는 쏙 들어갔다.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면서부터다.
근래 들어 이 같은 기대감은 더 증폭되고 있다. 지난 총선 결과 구자라트 주총리 시절 강력한 경제개혁을 이뤄 낸 나렌드라 모디 총리 내정자가 10년 만의 정권 교체이자 30년 만의 단독정부 구성에 성공했기 때문.
인도의 실물경기는 부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도 경기선행지수는 2년여간 계속 둔화되고 있고, 경제성장률은 과거의 절반 수준인 5%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도 안팎에선 과거 모디가 보여준 경기 회복 성과를 고려할 때 인도의 경제 개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모디노믹스(Modinomics)’라는 용어까지 일찌감치 만들어냈다. 글로벌 경제에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이끌어냈던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아베노믹스’ 약발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만큼 새롭게 부상한 모디노믹스는 더 많은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인도의 강력한 경제 개혁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모디노믹스의 성향은 분배와 체질 개선이 목적인 리커노믹스보다는 성장 중심인 아베노믹스에 가깝다”며 “아베노믹스의 성공 이면에는 일본은행(BOJ)의 과감한 통화 완화가 있었던 만큼 높은 인플레 압력과 경기 부양 사이에 놓여 있는 인도 중앙은행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