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따져보기]문화예술위원회 변신, 재원 마련이 관건

김용운 기자I 2012.07.02 09:00:20

예술나무 심기 운동 등 7대 과제 발표
'직접·적극적 후원자` 천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7대 중점 추진과제’에 따르면 서울 대학로의 아르코미술관은 시각예술기반 중·복합예술 중점 미술관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원회)가 국내 대표 예술지원기관으로서 위상을 되찾겠다고 천명해 문화예술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제4대 수장으로 취임한 권영빈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예술위원회는 소극적으로 문화예술계를 지원해왔다”며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재원을 조달해 문화예술 분야의 평생 후원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 운동`과 비슷한 `예술나무 심기 운동`을 시작으로 문화예술 분야의 클라우드 펀딩 확대를 비롯해 15개 혁신도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 7대 중점 추진과제를 제안하며 향후 예술위원회의 변화를 예고했다.

언론인 출신인 권 위원장은 취임하기 전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6년간 역임하며 문화예술 분야의 행정실무를 익혔다. 덕분에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예술위원회가 그간 모금활동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을 정도로 관행적으로 일을 했다”고 진단, 조직의 변화부터 주문했다.

1973년 만들어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후신인 예술위원회는 지난 2005년 문예진흥법 개정을 통해 문예진흥기금 5000억원을 토대로 출범했다. 그러나 이후 복권기금 외에 추가적인 재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현재 2630억원으로 기금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2대 김정현 위원장이 3대 오광수 위원장으로 경질되는 과정에서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의 이른바 ‘코드인사’로 내홍을 겪었다. 이런 탓에 예술위원회는 한 해 예산이 약 1100억원에 이르는 문화예술계의 핵심 지원 단체임에도 기능과 역할이 수동적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런 지적에 대해 권 위원장은 “예술위원회가 각 지방자치단체나 예술단체에 기금을 배분하는 `기금택배회사` 같은 소극적인 역할에 머문 부분이 있다”며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에 걸맞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예진흥기금의 확충을 위해 경마장과 카지노 등 사행사업의 수익금에서 추가 징수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권 위원장이 제시한 7대 과제 중에는 다소 현실성이 부족한 것도 있다. 예술위원회가 최대 주주인 뉴서울CC를 활용, 기업가와 예술가의 골프 회동을 통한 기부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 그 한 예다. 또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경우 사기업을 설득할 만한 근거가 충분치 않다. 사기업이 공공미술을 위해 돈을 기부하기보단 기업의 자산을 키우는 미술품 소유에 더 관심이 커서다.

이에 대해 예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귄 위원장의 취임 이후 석 달간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느라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 활력이 생겼다”며 “문화예술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해 보겠다는 분위기가 충만해진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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