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기자] 부실종목 투자를 즐기는 개인투자자들이 한껏 몸을 사려야할 시기가 됐다.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시작되면서 부실한 기업 상태가 속속 공개되고 있기 때문. 특히 대부분의 기업이 장 마감 뒤 관련 내용을 공시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장이 끝난다 해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전후로 10여개사가 악재성 공시를 내놨다.
태산엘시디(036210)와 테스텍(048510), 네오리소스, 비엔알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고, 예당엔터테인먼트(049000)와 케너텍은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엠엔에프씨(048640), 삼성수산 등은 감자 계획을 내놨다.
악재성 공시는 주가에 바로 직격탄이 된다.
지난 9일 자본잠식률 50% 상회, 감자 계획을 밝힌 에임하이(043580)는 9일 14.78% 내린 것을 시작으로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작년 중순 4000원을 웃돌던 주가가 10분의 1수준으로 급락한 것. 에임하이 외에도 모라리소스, 넥서스투자, 쎄니트, 이화전기 등이 감자 계획을 밝히며 급락했다.
이들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 급락하긴 했지만 거래가 지속되는 탓에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종목의 투자자들은 관련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매매 제한이 풀리지 않아 주식을 지켜만봐야하는 상황이다.
설령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더라도 관리종목 지정은 피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4월부터는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매매체결방식이 `연속적 경쟁매매방식`에서 `30분 단위의 주기적 단일가매매방식`으로 변경된다. 즉 하루에 13회만 매매가 가능해지는 것. 주가에 다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12월 결산법인 상장사의 경우 3월말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한다. 이 때문에 부실기업들의 악재 공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몇몇 관리종목은 한국거래소의 실질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만큼 작년 실적 공시가 나오기 전에 매도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장 마감 뒤 악재성 공시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은만큼 미리미리 현금화해놓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태산엘시디, 작년 통화 파생상품손실 7500억
☞태산엘시디, 자본전액잠식..퇴출 사유 발생
☞키코株 잇따라 퇴출 위기..`회생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