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정명수기자] 기관투자가들이 채권을 살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일까. 기관마다 다르겠지만 `유동성`을 꼽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팔 때도 잘 팔려야 좋은 채권이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5년`의 위치가 어정쩡하다. 단기물은 캐리(carry) 측면에서 상품성이 있고, 만기 5년 이상인 국채나 예보채는 시장분할가설에 따라 장기투자기관들이 관리(?)를 하고 있다.
국고5년을 장기채로 분류할 수도 있겠지만 3년물 국채선물 바스켓에도 포함되는 국고5년을 `장기채`라고 부르는 것이 어쩐지 어색하다. 국고5년은 지금 `유동성` 측면에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올해 국고5년은 4차례 발행됐다. 2-2호가 1월에 7600억원, 2월에 9000억원, 3월에 5000억원 해서 2조1600억원이다. 2-5호는 4월에 5100억원 발행됐고 다음주 8일 5000억원이 추가로 발행될 예정이다. 6월에도 5000억원 정도 발행된다면 2-5호는 1조5000억원 정도가 된다.
우리 채권시장의 규모로 볼 때 1조5000억원이면 약간 빠듯한 유동성이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연초에 재경부가 발표한 국채발행일정 계획에 따르면 7월부터 9월까지 국고5년 신규 발행이 없다. 3분기 내내 국고5년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2-5호는 무려 6개월간이나 국고5년 지표물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4분기에 들어가야 새로운 국고5년이 등장하는데 이때쯤이면 올해 장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장사를 계획할 시점이다. 결국 올해 채권시장에서 `국고5년`이라는 상품은 실질적으로 2-2호와 2-5호밖에 없는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두가지 방향으로 이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국고5년의 대체물을 찾는 것이다. 3분기에 국고5년이 나오지 않는 대신 외평채가 5년물로 발행된다. 외평채가 국고5년의 대체 채권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예보채 경과물 중 일부도 5년 듀레이션을 채우는 채권으로 주목을 받을 것이다. 국회가 예보채 차환 발행에 동의해주면 예보채 5년 또는 7년물이 신규 발행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예보채 차환은 20년 이상 장기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둘째, 듀레이션 5년 채권을 무시하고 그보다 긴 채권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예보채 차환이 20년이상 장기물로 이뤄지고 국고채도 10년 이상 장기채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올해 국채 발행 계획표 상에도 국고5년 발행이 줄어든 대신 국고채 10년물 발행이 거의 매달 이뤄진다.
시장이 어떻게 대응하던지 올해 국고5년은 희귀한 채권 취급을 받을 것이다. 희귀하다는 것은 유동성 측면에서 국고5년에 불리하다.
그러나 `희소성`이 부각될 수도 있다. 희소성만큼 국고5년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국채선물 9월물 바스켓에도 2-2호가 포함돼 있다. 리포 거래에서도 심심치 않게 국고5년물이 등장한다.
국채선물은 5월10일 상장되는 국채선물옵션과 맞물리고 이는 다시 리포 거래로 연결된다. 바스켓에서 5년물의 영향력은 다른 3년물보다 더 막강하다. 막말로 몇개 기관이 담합해서 2-2호와 2-5호를 매집하면 선물가격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삼성증권이 최근 분석한 회귀분석 결과를 보자. 삼성증권은 "시장금리가 좁은 범위 내에서 다소 정체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가격변동성(리스크)이 투자 판단지표 역할로서 유용성이 크다"며 "가로축을 변동성으로, 세로축을 국고3년, 국고5년물 수익률로 두고 회귀분석을 할 경우 국고5년물이 전반적으로 회귀선 위쪽에 분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국고5년물이 리스크대비 수익률 관점에서 국고3년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수 메리트가 있다고 결론짓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