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온스당 2514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다”며 “주요 원자재가격이 제자리 걸음 혹은 하락하고 있지만 금 가격만 유독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금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일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강화 탓이다. 잭슨 홀 미팅을 앞두고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욱 강화되면서 미국 국채 금리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이에 따른 달러 약세 폭 확대가 금 가격 랠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달러화 지수는 7개월만에 102선을 하회하면서 약세 폭을 확대하고 있으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50bp) 인하 가능성은 낮지만 주택시장 등 일부 실물지표의 둔화 현상으로 연내 3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 달러화 약세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무엇보다 고용시장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음도 달러 약세 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미국 노동부의 월간 고용보고서 연례 벤치마크 수정 발표를 앞두고 고용 증가폭이 크게 하향될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온 것도 달러 하락 압력을 높이는 재료로 작용 중”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최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도 달러 약세에 일정부문 기여하고 있다.
또 중동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불확실성도 금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요인이다. 중동 휴전 협정 타결 가능성이 보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타결을 장담하기 어렵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더욱 복잡해진 전쟁 상황이 안전자산으로서 금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그는 “이 밖에 중국 등 일부 중앙은행의 금 수요 확대도 금 가격 강세의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제반 여건, 특히 미국의 금리인하 사이클 본격화를 고려할 때 금 가격 강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높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안전자산인 금 가격 랠리가 위험자산 선호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 가격 강세가 일부 안전자산 선호 수요에서도 비롯되고 있지만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 지수 하락이 중요한 원인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 약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중국 경기 부진으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가격 급락 현상은 유가를 제외하고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그는 “더욱이 원자재 가격 및 이머징 시장의 대용지표 중에 하나인 호주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금 가격 급등 현상을 미국 경기침체 등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시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미 연준의 금리정책 전환에 따른 자금 흐름의 변화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금 가격 상승에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침체 등 잠재 리스크를 일부 반영되어 있음은 간과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