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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MBC의 5·18 40주년 특별기획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에 출연해 “실제로 제가 야당 대표를 할 때 공식 기념식에 정식으로 참석한 적이 있었다”라며 “그때 광주지방보훈청장의 경과보고, 그리고 국무총리의 기념사, 그것을 들으면서 그 속에 정말 5.18 민주화운동 정신에 대한 존중, 진심, 이런 부분이 거의 담겨져 있지 않은 그런 사실들, 또 유족들이 따로 기념식을 치르고 있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굉장히 좀 민망하고 부끄러운 심정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 때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지역의 하나의 기념 차원에 국한하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의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행사로 승화시키고, 또 대통령으로서도 해마다 참석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두 해에 한 번 정도씩은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도 허용하고 그래서 조금 제대로 기념식을 치러야겠다는 각오를 갖고있었는데 그런 제 각오와 약속을 실천할 수 있게 돼 아주 뿌듯하게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자격으로 제35·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막은 것을 두고 야당은 정부에 거센 비판을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정부 주관 공식 기념식으로 처음 지정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제창됐지만 이명박 정부 2년 차인 2009년부터 합창 방식만을 허용해왔다. 제창은 참석자 모두가 노래를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 기념식에서 계엄군의 총탄에 잃은 아버지를 그리워한 ‘5·18 둥이’ 김소형씨를 안아줬던 장면도 자세하게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5·18을 생일로 갖고 있는 그런 분이었다”며 “그 아버지가 전남 완도에서 일하시다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광주로 왔는데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서 사망하게 된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소형씨가 ‘자신이 태어나지 않았었다면 엄마 아빠가 지금도 행복하게 잘살고 있지 않을까’라는 사연을 추도사에 담았는데, 그 추도사를 들으면서 누구나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라며 “저도 눈물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추도사를 마치고 난 이후에 그냥 위로하는 말이라도 조금 건네겠다고 생각하고 무대로 나섰는데, 전혀 예정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경호하는 사람들도 아주 당황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소형 씨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무대를 벗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한참을 뒤에서 부르면서 쫓아가 안아드렸는데, 이 분이 어깨에 얼굴을 묻고 그냥 막 펑펑 흐느끼는 것이었다. 그래서 조금 진정하기를 기다렸었다”라며 “아마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유족들의 슬픔, 또 광주 시민들의 아픔, 이런 부분에 대해 광주 시민들이나 전 국민들이 함께 공감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