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와 선차오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의 웨이보와 위챗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인민은행 디지털화폐 전자지갑의 캡처 화면이 돌고 있다. 전자지갑 아래에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농민은행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상단에는 중국 전 국가주석인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도안 자체는 실물화폐와 거의 유사하지만 배경이나 색깔은 기존 1위안 짜리 화폐와 다르다. 디지털 화폐에도 실제 지폐처럼 고유번호도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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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폐는 중국의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처럼 QR코드를 스캔해 지불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끼리 서로 맞대게 해서 돈을 주고받는 ‘부딪치기’ 기능도 있는데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근거리 통신 기술을 활용해 서로 돈을 주고받는 기능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패권 중심이 ‘달러’라고 보고 2013년부터 디지털화폐 개발에 주력해왔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9년 중국은 “특정 국가의 화폐를 기축통화로 하는 것은 결함이 많다”면서 새로운 기축통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10월에는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다섯 번째 통화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SDR의 활용도가 높지 않고,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이 낮은 만큼 중국은 새로운 수단인 ‘디지털’을 통해 달러 패권에 도전하겠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무창춘 인민은행 지불결제사 부사장은 “인민은행의 디지털화폐는 당장이라도 출시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게다가 코로나19 쇼크까지 터졌다. 코로나19로 각국이 시장침체를 막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고 있다. 마이너스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0%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정책이다. 즉,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다 현찰로 돈을 인출해버리면 은행은 은행대로 망가지고 금리인하의 효과도 볼 수 없다. 이에 디지털 화폐 도입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 국제 금융권의 생각이다.
중국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는 4% 대로 마이너스 금리로 진입하려면 한참 남았다. 하지만 다른 국가에서 디지털화폐를 도입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산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비대면결제 등 전자결제의 수요가 급증한 점도 디지털화폐 출연의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민은행이 디지털화폐의 테스트까지 하고 있다는 소식이 구체적으로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송금 등이 잘 되는지 보기 위해 이 4개 도시의 은행에서 당비를 디지털화폐로 납부하기도 했다는 얘기도 오간다.
김학빈 코트라 광저우무역관은 “중국이 디지털화폐를 올해 상반기 안에 선보이면서 국제결제에서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위상을 제고시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중교역비중이 큰 우리도 사용도가 증가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