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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청년 비례대표’ 제도에 쓴소리를 여과없이 쏟아냈다. 각 정당은 배려 차원에서 청년 후보를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배치해두는 방식으로 ‘청년 비례대표제’를 운영해 왔다. 그 결과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 김광진·장하나 의원이 당선됐다.
그러나 신 교수는 “기존 정치권이 청년을 ‘선거용’ 악세사리로 다루고 있다”며 “사회 전체적인 문제를 다루는 정치인으로 키워낼 장기적인 안목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장 의원은 모두 재선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그러면서 ‘대학등록금’ 문제를 예로 들었다. 신 교수는 “등록금 문제는 청년과 50~60대 부모 세대에게 동시에 해당하는 문제”라며 “세대 별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청년 비례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지구상에서 그런 코미디가 없다고 생각한다. 청년문제만 다루도록 고안한 것이 청년 비례대표제인데, 어떻게 사회문제를 청년만 떼어놓고 생각하느냐. 예를들어 ‘대학 등록금’ 문제는 청년 문제이자 50대 부모들의 문제기도 하다. 상당수 부모들이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허덕히고 있다. 청년 실업문제도 마찬가지다. 청년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무기력감도 함께 동반한다는 측면에서 세대 구분이 무의미하다. 전 세계에 세대별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국가가 어디있느냐. 유럽에선 있을 수 없다. 청년세대 문제만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청년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도 청년조직을 둔다. 왜 두냐면, 선거용이자 홍보용이다. 유세현장서 춤추고 난리법석 피우는 데 (청년들을) 이용한다. 청년을 영입하지만 육성하지 않는다. 유럽 정당은 어릴때부터 정당활동을 하기로 유명하다.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도록 해 일종의 자긍심을 만들어 준다. 유럽과 한국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청년 비례대표’가 없으면 원내에 진입하기 어렵다.
= 현행 청년 비례대표가 과연 청년을 대표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지금 시스템에서는 정치를 해보고 싶은 청년들이 비례대표를 하려고 하니 문제다. 문제의식을 먼저 갖고 이를 풀려는 과정이 정치다. 지금은 반대다. 정치는 하고 싶은데 어떤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느냐고 생각한다.
△청년 정치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바로 돈이다. 어떻게 보나.
= 우리나라 선거는 기본적으로 돈이 많이 든다. 한국은 선거운동할 때 사람을 써가면서 춤추고 율동한다. 유세차·현수막을 만드는 데도 돈이 많이 든다. 움직이면 돈이다. 지역 사무실은 물론 내부 집기도 빌려야 한다. 반면 유럽은 다르다. 독일의 경우 한국에서 처럼 ‘거리동원’ 식의 선거운동은 없다. 지역에서 100여명씩을 모아 정책 설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스터만 좀 만든다. 나머지는 정당 차원에서 TV광고를 한다.
△각 정당이 청년 비례대표 외에도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한 커리큘럼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청년정치캠퍼스 Q’,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정치스쿨’, 바른미래당은 ‘청년정치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의미없다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보여주기’식으로 보인다. 각 정당에서 운영하는 커리큘럼을 본적이 있다. 명사들의 특강만 이어지더라. 특강만으로 우리 사회 문제를 접근할 수는 없지 않느냐. 직접 정책을 만들어보고 부딪혀야 한다.
△‘우리미래’ 등 청년들이 직접 창당하는 사례도 있다.
= 근본적으로는 판이 바뀌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판은 그대로 두고 정당만 만들면, 아이들만 바뀔 뿐이다. 창당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오래가는 정당을 만드는 정치구조 변화가 절실하다.
△결국 한국 정치문화의 문제점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 보수·진보진영을 선악구도로 보는 분위기다. 상대 진영을 타도 대상으로 보거나 희화화한다. 정당끼리 서로 비난할 수는 있는데 금도가 있어야 한다. 넘어선 안되는 한계를 매일매일 넘고 있다. 이런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 정치인이 이렇게 우습고 이상한 취급을 받는데 어떤 청년이 기꺼이 정치를 하려고 하겠나.
정치적 중립을 강요하는 문화도 문제다. 정당활동은 물론 교사의 정치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정당에 가입한 이력조차 커리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편견이 존재하는 한 젊은 사람들에게 정치를 권유하기 어렵다. 정당이 오래 버티지 못하는 구조도 문제다. 과거 민주당 경선 TV토론 사회를 세번 봤는데 이름이 모두 달랐다. 정당조차 오래가지 못하는 상황에 청년조직이 지속할 수가 없다.
△청년 정치인을 키우려는 정당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 젊은이는 악세사리가 아니다. 지금 정당은 젊은이를 홍보용으로 쓰다버리고 표를 위해 상징적으로 기용할 뿐이다. 청년들에게 ‘청년 비례대표’ 몫을 할당해 ‘청년문제’에 국한해 키우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사회문제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젊은이를 키웠으면 한다.
정당이 스스로 배우려는 태도도 중요하다. 기성 정치인이나 기성 정당 모두 정치교육 대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주주의 기본은 인권이다. 방식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인권 문제에 왜 이념이 끼어드는 지 모르겠다. 이념을 덧칠하지 않았으면 한다. 제주 난민사태만 봐도 그렇다. 기존 정당들이 인권 문제에 제대로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교육부터 다시 받을 필요가 있다.
신율 교수 프로필
1961년 생.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학사와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정치학 석박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한국정치학회 섭외의사 등 역임. 그 외에도 KBS <생방송 심야토론>과 CBS 라디오 <시사자키>, YTN ‘신율의 출발새아침’ 등 다수의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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