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열차 폭탄 테러 이후 13년 동안 테러 청정 지역으로 꼽혔던 스페인, 그것도 8월 휴가철 유명관광지인 바르셀로나 한복판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벌어진 잔인한 테러에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최근 독일, 프랑스, 영국, 벨기에 등지에서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그랬듯 유럽은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스페인 발생 직후 “영국은 스페인과 함께한다”며 “스페인에 테러리즘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겠다고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국 총리 관저에 영국 국가인 유니언잭과 더불어 스페인 국기를 걸어 스페인의 아픔을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줬죠.
당장 두 달 전인 6월 런던브릿지 부근에서 IS 차량 테러로 사상자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올 들어서만 3월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근처 차량 테러, 5월 맨체스터 자 살폭탄 테러, 런던브릿지 차량 테러 등 3차례의 테러에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영국은 다시 한번 잔뜩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영국은 빈번한 테러 발생으로 극단주의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에 안보가 완전히 뚫렸다는 비판에 직면한 후 테러 예방과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의 테러 경계수위는 5단계 중 4번째인 ‘심각’(severe) 단계입니다. 영국에서 또 다른 테러 위협이 가해질 가능성을 상당히 크게 보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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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이제 테러가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야말로 일상이 돼 버렸습니다. 그래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대응 요령 교육도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스페인 테러 발생 후 영국 대테러 전담팀은 올여름 처음 공개했던 테러 발생 시 대처 방법에 대한 지침을 담은 4분30초짜리 비디오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방송 등을 통해 다시 한번 발 빠르게 전파하면서 테러 위협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인지시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든 우선 주변에 폭발음이나 총소리가 갑자기 들리면 가방 등 짐 등은 무조건 놓고 아이들만 데리고 안전한 피난 루트를 찾아 최대한 총격이나 폭발 발생 지점과 멀리 떨어진 것으로 도망가라고 합니다. 멀리 도망가서 위험을 피하는 게 최선이지만 탈출구가 막힌 상황에서는 무조건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의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있어야 합니다. 핸드폰도 무음으로 해놓고 조용히 숨어 있다가 테러리스트들이 더 이상 주위에 있지 않다고 판단될 때 핸드폰으로 경찰에 전화해 자신의 위치는 물론 테러리스트들이 몇 명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등 경찰이 테러 대응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도 알려주는 게 좋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테러에 자유로운 나라가 없는 만큼 다른 국가로 여행 갈 때는 해당 국가의 긴급전화번호를 꼭 숙지하고 가라고 합니다. EU 국가들에서는 긴급전화는 112로 통일돼 있다고 주지시킵니다.
이번에 IS가 스페인을 공격한 것은 스페인이 미국 주도의 연합군의 IS 공습에 참여했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연합군의 IS 격퇴 공습이 강화되자 수세에 몰린 IS 가 전 세계에 있는 추종자들을 선동해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은 아직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의 테러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국가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작년 IS가 한국 내 미군시설과 한국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적이 있으며 또한 IS의 무차별적인, 무자비한 테러에서 한국이 100%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면 국내에서 테러 발생 시 경찰과 군대의 대응 지침뿐 아니라 국민들의 대처 요령 등을 마련해 사전에 숙지시키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