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지독히 현실적인 직장툰… 코미카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김정유 기자I 2017.04.09 09:48:30

코미카 연재 대표 직장툰, 회사를 배경으로 한 현실 이야기.
냥냥돌이 작가의 실제 경험 모티브 삼아 '공감력' 높여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유료 웹툰시장이 최근 1~2년새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코미카 등 다양한 웹툰 플랫폼이 생기면서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이데일리>는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코미카 등 4개 플랫폼에 연재되고 있는 웹툰 작품들을 매주 소개할 예정이다.

코미카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타이틀. 이 웹툰은 누구나 마음 속에 사직서를 품고 있는 우리 직장인들의 현실을 그려냈다. (사진=코미카)
◇코미카- 공감 120% 직장툰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솔직히 암울하다. 웹툰의 회차가 가면 갈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스크롤을 내리는 손가락을 멈출 수 없다. 이 웹툰이 그리는 모습이 120% 현실적이어서다. 중소기업을 다니는 국내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한숨을 내쉴만한 내용이다. ‘나도 저런 생각을 했는데’라는 부정적인 공감이 가슴깊이 박힌다. 웹툰 플랫폼 ‘코미카’가 최근까지 연재한 웹툰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의 얘기다.

주인공 연지는 웹툰 시작부터 퇴사를 선언한다. 이 웹툰은 연지가 퇴사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그려낸다. (사진=코미카)
이 웹툰은 주인공 ‘연지’가 회사를 박차고 나가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이 처음부터 퇴사를 하며 시작하는 ‘직장툰’이라니.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내용은 연지가 퇴사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낸다.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은 언제일까. 웹툰에서 정답을 내려주진 않는다. 다만 웹툰을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각자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줌으로써 일상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주인공 연지는 작은 사무실에 상사라고는 여자 대리 한 명뿐인 조그만 중소기업에 취직한다. “잘 할 수 있을거야”라는 마음을 먹고 출근한 연지이지만 이 회사는 총체적인 난국이다. 회사 경영에 의지가 없는 사장부터 연지를 지속적으로 쪼아대는 여자 대리까지. 하지만 소심한 연지는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한채 순응하며 살아간다.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한 답답한 전개가 펼쳐지지만 이 모든 모습이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장인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더욱 암울하다.

연지를 내내 괴롭히는 대리. 나름대로의 고충은 있다. (사진=코미카)
웹툰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연지뿐만 아니라 친구들인 제빵기사, 기간제 교사, 프리랜서 웹툰 작가 등의 고민도 함께 보여준다. 다양한 직군에서 일하고 있는 20~30대 청춘들의 모습을 그려내며 공감을 극대화한다. 심지어 연지를 사내에서 괴롭히는 여자 대리의 입장까지도 그려낸다. 왜 연지를 그렇게 괴롭힐 수 밖에 없었는지,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를 대리의 시점에서 그려내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표현하려고 했다.

웹툰의 마지막은 열린 결말로 끝난다. 회사를 때려친 연지는 생활고에 다시 중소기업의 문을 두드린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무작정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웹툰에도 반영했다. 현실에 밀려 회사를 그만두는 최고의 ‘그 순간’ 찾기는 매번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 아마 작가는 역설적이게도 정답보다는 공감의 스토리를 통해 가슴 속에 항상 사직서를 품고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을 그린 냥냥돌이 작가는 네이버 ‘베스트도전’을 거쳐 데뷔했다. 데뷔작임에도 섬세한 묘사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작가의 자서전적인 성격이 강하다. 작가는 등장 인물들의 직업을 실제로 거치면서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연지와 친구들을 그렸다고 해 작품을 보는 내내 몰입도가 더욱 높아졌다.

이런 모습은 우리 직장인들이 친구들과 매일 밤 술자리에서 보는 현실이 아닐까. (사진=코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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