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사일 도발은 지난 1일 시작된 한·미 독수리훈련에 대한 반발로 여겨지지만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팀이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복합적인 의도로 분석된다. 북핵 문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방식이 전임 오바마 시절과는 전혀 차원이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도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더욱 고조된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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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떠나서도 현재 진행 중인 사드 배치작업은 속도가 더욱 빨라지게 될 것이다.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일각에서는 사드를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더 나아가 새로운 사이버 공격과 전자전 시스템 개발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른바 ‘선제 공격론’과 함께 한반도 정세가 갈수록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제 발사된 북한의 탄도 미사일은 하나의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한반도 정세가 이처럼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직접 당사국인 우리가 핵심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하다. 우리의 국가적 운명이 자칫 주변 강대국들의 샅바싸움에 좌우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사드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 등으로 급격히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에서 우리의 자주역량 외교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탄핵 이후 다음 정부에 미룰 일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