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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톺아보기]브렉시트와 또하나의 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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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익 기자I 2016.07.02 10:00:00

브렉시트 충격 일단락? 중장기변수로 봐야
업종별로 미치는 영향 달라…조선 수주 위축
오는 10월 미국 대선은 또다른 브렉시트 변수

유럽연합(EU)과 영국 수출비중이 높은 주요 업종(자료:NH투자증권)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영국 런던증시에 파이낸셜타임즈스톡익스체인지(FTSE) 100 지수가 있는데요. 영국을 대표하는 100대 우량기업으로 산출하는 지수인데 지난 24일 브렉시트 투표 가결 때 급락했다가 이번주에 다시 회복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지수의 흐름이 회복됐으니 브렉시트의 당사자인 영국조차도 브렉시트 영향권에서 벗어났다고 해석해도 될까요.

물론 브렉시트 결정 이후 일주일간 우리증시와 글로벌증시에 의외로 호재로 인식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동안 잠재적 변수로 여겨졌던 미국 금리인상이 조만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 다시말해 당분간 통화 완화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사자 영국은 물론이고 각국이 브렉시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방안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추경예산 편성과 자본확충펀드 같은 방안이 나오고 있고요. 이러한 점은 브렉시트가 촉발한 의외의 단기적 긍정변수이지만 브렉시트는 생각보다 긴 싸움입니다.

사실 주식시장에서 주가지수란건 일종의 ‘숲’입니다. 지수(숲)를 구성하는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있는데 그것을 업종과 종목이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볼때는 숲이 별일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보면 그렇진 않습니다. 업종과 종목을 합친 전체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지수이기 때문에 큰 종목·업종 몇 개가 오르면 다른 종목·업종과 관계없이 지수가 오르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수흐름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고 종목·업종별로는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챙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경제에서 호재와 악재가 있지만 악재보다 더 안좋은 것이 불확실성이다’는 말을 하는데요,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분명합니다.

불확실한 변수를 ‘확실’하게 해석하는 것은 난이도가 매우 높은 문제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만 경제적 논리로 보다 쉽게 유추해볼 수 있는 영향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브렉시트 울고있는 조선을 안개속으로 내몰다

가장 우려스러운 업종은 조선입니다. 조선업은 지금도 힘겨운 구조조정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브렉시트와도 가까운 업종입니다. 조선업은 배를 만들어서 수출하는 장사를 합니다. 세계적으로 배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지역은 유럽입니다. 유럽이 불확실성에 사로잡혀있다는건 조선업 경기도 안개 자욱한 바다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품목에서 유럽연합이 차지하는 비중이 9.2%이지만 조선업만 놓고보면 유럽연합 비중이 21.3%입니다. 적지않은 수치입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조선업종인데 브렉시트로 유럽 경제활동이 위축되거나 위축의 기간이 길어지면 배를 구매하는 수요도 감소합니다.

조선업종은 지금까지의 실적과 부실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이 ‘수주절벽’으로 대표되는 앞으로의 일감 축소입니다. 일감이 자꾸 줄어드는 상황에서 브렉시트는 가벼운 사안이 아닙니다.

삼성중공업은 얼마전 유상증자를 검토중이라는 공시를 냈습니다. 아직 증자 규모나 언제할지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유상증자의 규모를 정하는데도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유럽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품목이 배이고 그 다음은 자동차입니다. 자동차수출을 지역별로 나누면 유럽연합이 11.2%를 차지하는데 일단 이수치만 보면 자동차도 브렉시트 영향이 있다고 보여지지만 업체별로는 다릅니다. 상장사인 현대차·기아차·쌍용차 보다는 비상장업체인 GM코리아의 영국·유럽수출물량이 더 많습니다.

자동차업종은 오히려 원엔환율이 강세를 이어간다면 호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브렉시트가 엔화를 상대적으로 안정적 자산으로 인식하게 하면서 엔화강세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렇게되면 경쟁관계인 일본차에 비해 우리나라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생길수 있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다만 자동차를 구입할때 반드시 ‘가성비’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판매량 추이는 살펴봐야합니다.



브렉시트와 가깝거나 멀거나…같은 소비재라도 다르다

전세계 3대 시장(미국·중국·유럽) 중 한 곳에서 터진 불확실성이 길어져 유럽전반의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면 도미노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브렉시트 수혜주라는 것은 찾아보기가 어렵고 다만 영향권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있느냐, 아주 많이 벗어나 있느냐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통·의류업종 같은 경우는 주로 국내시장 중심이고, 해외로 나가봐야 중국시장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곳이어서 브렉시트의 직접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같은 화장품업체도 주로 국내와 중국 대상이어서 영국이나 유럽은 비교적 상관이 없습니다.역설적인 것은 흔히 소비재라고 하는 이들 업종들이 국내와 중국을 벗어나 새로운시장에 진출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시장 다변화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는데 그런점이 오히려 현 시점에서는 적어도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통신업종도 내수산업이어서 영향권에서 멀어져있고, 게임업종이나 인터넷업종도 마찬가지로 ‘브렉시트라는 것이 있었나’고 할수 있는 업종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같은 소비재업종이라도 음식료업종은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음식료의 소비는 내수시장에서 하지만 원재료는 수입합니다. 그래서 수입할때의 들여오는 곡물가격이 환율 영향을 받는데 달러강세를 보이면 원재료와 외화부채 부담이 있습니다.

이는 항공업종도 마찬가지입니다. 항공기를 새로 들여올 때 금액이 크니까 외화부채 주로 달러부채가 누적된 채로 살게 되는데 환율이 상승하면 그에 따른 평가손실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다른 브렉시트 미국대선…트럼프의 위대한 미국은?


브렉시트는 아직 ‘한다’는 결정만 내려졌고, 영국이 어떠한 방식으로 유럽연합과 결별할 지는 앞으로 협상에 달렸습니다. 협상기간이 길고 그사이에 스코틀랜드 독립이나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의 탈퇴 움직임도 변수입니다. 그래서 브렉시트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한 중장기 변수입니다.

오히려 단기적으로 1년 안팎을 보면 우리경제나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외변수 중 하나는 오는 11월의 미국 대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브렉시트와 미국대선을 바라보는 심리에는 비슷한 구석이 많습니다. 미국 대선은 민주당의 힐러리와 공화당의 트럼프간 양자 대결구도인데 어찌보면 브렉시트 투표의 찬성·반대와 유사한 양상이 있습니다.

브렉시트 찬반투표를 앞두고 대다수는 ‘그래도 반대(EU 잔류)하겠지 설마’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찬성(EU 탈퇴)’으로 나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이 아무래도 힐러리가 유리하다고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현지 여론조사 추이도 그렇게 나옵니다.

그러나 대선은 11월이고 그 사이에 전당대회도 하고 TV토론도 하면서 정책이 구체화됩니다. 여론조사가 좁혀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를 관통하는 대표적 공통점은 반(反)이민정서와 반(反)자유무역주의입니다. ‘일단 우리부터 잘 살자’는 것입니다. 트럼프의 대표구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브렉시트 찬성을 이끌었던 사람들의 구호도 ‘우리 것을 되찾자’는 것입니다. 비슷한 논리입니다.

브렉시트보다 트럼프가 단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수출기업을 바라보는 심리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표적 수출업종인 IT와 자동차는 영국 시장비중이 크지 않지만 미국 시장 의존도는 큽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가장 유력한 재무장관, 즉 미국의 경제정책을 통괄하는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은 칼 아이칸입니다. 10년전 KT&G 지분을 대량매입에 한동안 적대적 M&A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입니다. 브렉시트는 중장기 변수이고 단기적인 불확실성의 수위만 놓고보면 브렉시트보다 미국대선이 한 수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왼쪽)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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