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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권역 선언`..딜라이브 OTT셋톱박스 써보니

김유성 기자I 2016.06.29 08:15:38

대형TV를 보는 넷플릭스 사용자에게는 이점..리모콘 강점
탈 권역 첫 단추 꿴 셈..업데이트 통해 추가 확장 가능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수도권 최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TV사업자) 딜라이브(舊 씨앤앰)가 탈(脫) 권역에 나섰다. 지역 단위 케이블TV 사업자에서 벗어나 종합 미디어 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

이중 첫걸음이 OTT(Over the top, 인터넷TV서비스) 셋톱박스다. 딜라이브는 세계적인 OTT업체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넷플릭스 가입자를 위한 전용 OTT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넷플릭스 가입자라면 케이블TV나 IPTV의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이용하듯 바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OTT 셋톱박스 직접 사용해 보니

넷플릭스 OTT 셋톱박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부분은 디자인이다. 원목 소재 나무 상자를 연상시키는 OTT 셋톱박스는 기존 딜라이브의 셋톱박스와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이다.

딜라이브 셋톱박스(왼쪽)와 리모콘(가운데)
TV 연결은 일반 셋톱박스와 동일했다. 전원선을 연결하고 HDMI 케이블로 셋톱박스와 TV를 연결하면 끝이었다.

OTT 셋톱박스는 인터넷 회선이나 와이파이로 연결된다. 인터넷 회선을 통해 영상 데이터가 수신된다는 점에서 기존 IPTV와 같은 원리다. 인터넷이 연결되면 넷플릭스 화면으로 바로 이동한다. 넷플릭스 계정 가입을 하면 TV에서 바로 넷플릭스 VOD를 볼 수 있다.

딜라이브 OTT 셋톱박스를 통해 넷플릭스를 실행시킨 모습
OTT 셋톱박스가 기존 크롬캐스트 대비 강점은 리모콘이다. 리모콘으로 바로 원하는 VOD를 거실 TV에서 선택할 수 있다. 되감기나 빨리 감기도 스마트폰 없이도 가능했다. TV를 켜고 크롬캐스트를 꼽고 넷플릭스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태블릿PC 내 넷플릭스 앱을 실행시켰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단축됐다.

리모콘 사용 모습
OTT 셋톱박스의 가격은 15만원이다. 6월말 현재 딜라이브의 홈페이지(딜라이브플러스)에서 판매되고 있다. 7월부터 일반 가전 유통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크롬캐스트와 비교하면 비싼 가격일 수 있지만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등과 비교하면 저렴하다”며 “차후 확장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실제 OTT셋톱박스는 업데이트를 통해 앱을 추가로 다운받을 수 있다. 예컨대 유튜브나 푹(pooq)을 설치하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어떤 앱이 깔리냐에 따라 확장성이 무한대인 셈이다.

케이블TV라는 한계를 벗어난 종합 미디어 회사로 진화하기 위한 첫 시발점이 OTT 셋톱박스로 볼 수 있다. 업데이트는 딜라이브 권역에서 가능하다.

아직은 넷플릭스 전용인 셈이지만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여러 앱을 사용할 수 있다.
◇넘어야할 산..티빙·에브리온TV

다만 우리나라에서 OTT 서비스가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OTT셋톱박스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지난 1월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이제 막 정착 단계다.

왼쪽부터 딜라이브 ‘OTT셋톱박스 리모콘’, ‘OTT셋톱박스’, ‘크롬캐스트’, ‘티빙캐스트 리모콘’, ‘티빙캐스트’
CJ헬로비전(037560)의 OTT 서비스 티빙은 800만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손익 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CJ헬로비전은 크롬캐스트와 비슷한 티빙스틱과 전용 리모콘을 출시한 바 있다. 한때 지상파 방송 콘텐츠까지 볼 수 있었던 티빙은 CJ E&M 전용 콘텐츠 플랫폼으로 위상이 축소됐다.

케이블TV 업체 현대HCN도 OTT 서비스 에브리온TV를 운영하고 있지만 무료 기반이다. 올해 손익 분기점을 넘겼지만 전체 현대HCN 매출에서 에브리온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이제 첫 삽을 뜬 것”이라며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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