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주요 20개국(G20)회의 의장국인 한국이 글로벌 통화스왑 시스템 마련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2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 방안이 도입되면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공고해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무역 불균형 해소에도 일조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 미국발 금융쇼크가 터졌던 지난 2008년 미국 일본 중국과 900억달러가 넘는 통화스왑을 체결한 바 있다.
신현송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양국간 통화스왑 시스템의 아이디어를 전 세계적으로 적용, 글로벌 통화스왑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간 통화 스왑도 매우 효과적이지만 개별 협상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즉,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국제적인 통화스왑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시아는 이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라는 역내 통화스왑 지원체계를 갖춘 상태. 신 보좌관의 생각은 이를 전 세계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글로벌 통화스왑이 도입되면 외환보유고 확대를 위해 수출에 목을 매던 아시아 국가들의 경향도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신 보좌관은 다만 이를 추진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통화스왑 도입시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등 G20가 풀어야할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들어 볼 만하다는 반응. 그러나 이들은 "IMF에 주요 역할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미국이 반대할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연방준비제도에 추가적인 요구를 가하는 어떤 메카니즘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들도 "글로벌 스왑만으로는 외환보유고를 확대하려고 드는 이머징 국가들의 경향을 줄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G20의장국으로서 한국은 금융안전망 구축을 독려함으로써 금융위기 이후 유산을 남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같은 제안은 수출에 목을 메는 여러 나라들이 내수를 부양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조치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