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낙폭확대..유가에 위축

하정민 기자I 2005.08.15 23:28:49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15일 뉴욕 주식시장이 하락폭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경제지표 결과가 비교적 긍정적이고 M&A 등의 개별 호재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일부 종목들이 있지만 고유가 부담 앞에 모두 파묻히는 모습이다. 시스코와 델의 연이은 부진한 실적 전망으로 기술주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뉴욕 현지시각 오전 10시25분 현재 다우지수는 0.37% 낮은 1만561.38, 나스닥100 지수는 0.41% 하락한 2148.14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 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49센트(0.73%) 내린 배럴당 66.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 부담 여전

주식시장의 최대 위협은 역시 고유가다. 이날 국제 유가는 지난 12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67.10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고유가가 미국 경제 성장을 늦추고 기업 실적을 둔화시켜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블룸버그가 애널리스트와 전략가 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39명(55%)은 이번 주에도 유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5명(35%)는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7명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날 유가가 소폭 하락한 탓에 아멕스 원유 지수(XOI)와 필라델피아 원유 서비스 지수(OSX)는 각각 0.46%, 0.39%씩 떨어졌다.

◇M&A주 주목..월풀-월마트 등

메이택 인수에 한 발짝 다가선 세계 최대 가전업체 월풀(WHR) 주가는 1.05% 내렸다. 메이택(MYG)도 0.58% 떨어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초 리플우드 홀딩스 인수안을 지지했던 메이택 이사회가 월풀의 메이택 인수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정부의 반독점 조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는 기업 분할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월풀은 인수를 철회하거나 인수 가격을 낮춰야 한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MT)도 프랑스 유통 거인 까르푸와의 인수합병 루머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지 `메일 온 선데이`는 월마트의 리 스콧 최고경영자(CEO) 와 까르푸의 뤽 반드발드 회장이 지난달 프랑스 베르사이유에서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월마트가 까르푸 회사 전체를 사려는 것인지, 까르푸의 일부 점포를 사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월마트 주가는 0.14% 내렸다.

◇애질런트 급등..반도체부문 매각

애질런트 테크놀로지(A)는 이날 드물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이다. 주가는 무려 13.59% 치솟았다.

애질런트는 반도체 사업 부문을 사모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 및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에 매각하고 1300명의 감원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애질런트는 두 사모펀드로부터 매각대금으로 26억60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파이퍼 재프레이 증권이 하반기 최고 유망 종목으로 추천한 애플컴퓨터(AAPL) 주가는 2.65% 올랐다.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의 애플의 지위가 공고하며 아이팟만이 유일한 성장 동력도 아니라며 목표 주가를 52달러로 제시했다. 애플은 지난 주말 부정적인 실적 전망을 공개한 델의 영향으로 반사 효과도 얻고 있다.

반면 파산 위기에 몰린 델타항공(DAL) 주가는 무려 12.42% 급락했다. 델타는 파산할 경우에도 항공기 운항을 계속할 수 있도록 채권단에게 운영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911 이후 승객 감소로 고전하던 미국 항공업계는 최근 유가 급등으로 더욱 궁지에 몰렸다.

유통업체 로우스(LOW)는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간 주당 순이익이 1.05달러(8억38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0.52% 떨어졌다. 로우스의 분기 주당 순이익은 한 해 전 87센트(7억달러)보다 큰 폭 늘었으며 톰슨 퍼스트콜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1.02달러보다도 좋았다.

◇경제지표는 호조

경제지표 결과는 비교적 우수하다. 뉴욕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날 미국 동북부 지역의 제조업 최신 동향을 나타내는 8월 제조업지수(일명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23.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7월 23.9보다 소폭 둔화됐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18.9(마켓워치 기준)보다는 좋았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가 0보다 높으면 경기가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외국인의 대미 자산 투자도 늘었다. 재무부는 6월 외국인의 미국 내 자금 유입이 712억달러를 기록해 5월 558억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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