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이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미국 기술주들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종목들을 분석대상에서 제외해 충격을 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CSFB의 주요 기술주 애널리스트들이 해고되면서 90년대 후반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기술주들이 분석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원가절감의 노력이 한 때 미국 증시의 대장주들마저 버리게 만든 셈이라는 것이다.
IBM을 담당하던 아마트 코프라, 마이크로소포트와 오라클을 담당하던 조지 길버트가 회사를 떠나면서 이들 종목에 대한 분석도 중단됐다. 길버트는 2년전 CSFB와 모건스탠리 사이의 스카웃 전쟁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 당시 CSFB는 길버트가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막기 위해 최고경영진이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는 등 온갖 정성을 들였으나 그는 뒷문으로 빠져나가 결국 모건스탠리호에 승선했다. 길버트는 모건스탠리에 잠시 머무른 후 다시 CSFB로 복귀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CSFB는 이외에도 브로드컴, EMC, 네트워크어쏘시에이츠, 큐로직 등도 분석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CSFB의 분석대상에서 제외된 종목들은 하나같이 업계에서 선도주로 통하는 종목들이어서 회사 외부는 물론 내부 관계자들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CSFB의 대변인은 언급을 피하고 있다. CSFB는 그러나 이번주 발표된 보고서에서 "주식리서치부문의 구조조정 때문에" 일부 종목의 분석대상 제외가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 바 있다.
CSFB의 기술주 분석팀은 최근 90년대 후반 리서치업무의 이해상충문제로 메사추세츠주에서 민사소송에 휘말리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CSFB는 또 올 2월에는 뉴욕검찰과 SEC가 제기한 소송의 화해를 위해 1억달러의 벌금을 낸 바 있다.
IBM 등의 분석대상 제외는 일단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CSFB의 한 임원은 이번 조치가 영구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버트와 코프라의 공백을 메울 대체요원 채용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없는 상태라 현재 남아있는 다른 기술주 애널리스트들에게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