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20일까지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의 유럽 대학 스핀아웃에 대한 투자금은 31억유로(약 5조3456억원)로 집계됐다. 전체 VC 투자금의 12%를 차지하는 규모로, 역대 최대 비중이다.
VC 업계에서는 기술 주권 확보 흐름 속에서 대학 스핀아웃과 딥테크 기업의 상업화 기회에 주목해왔다. 다만 대학 지분이 과도할 경우 투자자 수익률 희석과 의사결정 구조 복잡화로 이어지며 후속 투자 유치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기술 이전 대가로 높은 지분을 요구하던 방식이 투자 유치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요 대학교가 지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구조를 조정하면서다. 지분을 낮추는 대신 스핀아웃 수를 늘리고 투자 유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는 셈이다. 인공지능(AI) 확산 이후 양자·반도체·로보틱스 등 딥테크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대학도 단순한 기술(IP) 제공자를 넘어 딜 소싱 채널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영국 왕립공학원과 보허스트에 따르면 대학이 스핀아웃에서 확보하는 평균 지분율은 16.1%로, 전년 대비 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 환경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대학 지분 축소를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제도 정비에 나선 상태다. 쉽게 말해 지분을 낮춰 투자 유입을 늘리고, 더 많은 성장 기업을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자본시장에서는 유럽 대학의 지분율이 여전히 미국보다 높은 수준인 만큼, 대학 지분 구조의 추가 조정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 MIT와 스탠퍼드 대학교 등 주요 미국 대학들은 통상 5% 안팎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과 달리, 유럽은 평균 10%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대학이 기술 이전 대가를 현금이 아닌 지분으로 확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산학협력단이나 기술지주회사가 보유한 특허를 현물출자 형태로 투입하고 초기 지분을 받는 구조로, 초기 기업의 현금 부담을 낮추는 대신 대학이 지분을 통해 성과를 공유하는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기술 사업화 초기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대학이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기술 검증과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 규모가 커지는 단계에서는 지분 구조가 복잡해지며 투자 유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국내 한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VC들은 대학 지분 비중이 높은 캡테이블을 투자 리스크 요인으로 평가한다"며 "국내에서는 기술 사업화 성과를 중시하는 정책 구조와 대학 수익 회수 압박이 맞물리면서 지분 중심 모델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투자 유치 측면에서의 유연한 지분 구조 필요성도 고려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해 오늘] 승객 모두 비명질러…388명 다친 상왕십리역 열차 사고](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50000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