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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용어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통상 1인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이 1인인 매니지먼트 회사를 의미한다. 1인 법인은 주주가 1인인 법인을 뜻하는데 연예인 본인이나 그 가족이 1인 주주로서 기획사를 설립하면 1인 법인 형태의 1인 기획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논란에서 첫 번째로 문제가 된 쟁점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상 등록 의무였다. 해당 법은 대중문화예술기획업을 영위하려는 경우 반드시 법에 따라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기에 개인사업자 형태든 법인 형태든 등록하지 않고 1인 기획사를 설립해 매니지먼트 업무를 수행했다면 그 자체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이 된다. 다만, 이 문제는 등록이라는 형식적 요건과 관련한 것으로 요건을 갖춰 등록만 마치면 해소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이기에 등록된 기획사라고 하더라도 세법상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1인 법인 형태의 기획사를 설립·등록한 뒤 실제로 기획사로서 업무를 수행했다면 세무처리 시 법인세율을 적용받는 것은 합법적인 절세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런데 법인이 실질적인 기획사 활동 없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면서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을 법인 소득으로 전환해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았다면 이 경우는 절세를 넘어 탈세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배우 차은우나 이하늬 탈세 논란의 핵심 역시 실질적인 기획사 업무를 하지 않았음에도 법인의 외피만 쓰고 낮은 세율을 적용받은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들 기획사 법인의 주소를 보면 ‘장어집’, ‘곰탕집’ 주소로 확인됐는데 세무 당국은 해당 주소에서 법인으로서 정상적인 매니지먼트 기능을 수행했다고 믿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또 여기에 더해 몇몇 연예인들은 출근도 하지 않는 가족을 형식적으로 직원으로 등록해 급여를 지급하고 이를 비용 처리하거나 법인 명의 자동차를 가족이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까지 드러났는데 이 역시 1인 기획사 법인의 형태를 악용한 탈세라고 보인다.
그런데 미등록 기획사와 탈세 논란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1인 기획사 법인의 형태 자체는 원칙적으로 위법이 아니고 오히려 필요하다는 점이다. 외국에서는 아티스트 개인의 브랜드로서의 지식재산권(IP)과 수익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것이 일반적인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K콘텐츠 산업의 확장으로 연예인들의 활동 범위와 수익 구조는 이미 기업에 가까운 규모로 변화하고 있다. 계약, 세무, 회계, 마케팅, IP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해 전문 인력을 고용하고 전문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문제는 미등록 기획사가 무더기로 적발될 정도로 업계 종사자들이 기획사 등록 의무도 모를 뿐만 아니라 1인 기획사 설립을 탈세를 위한 장치로만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일정 기간 업계 종사 경험이나 교육 이수 요건만 충족하면 기획사를 설립할 수 있고 설립 이후 해당 법인이 실제로 기획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그에 맞는 조직과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는 사실상 전무하다. 그 결과 형식만 갖춘 법인이 제도의 틈을 이용해 세제상 이익만 취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미등록 1인 기획사 실태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등록 여부만을 점검하는 방식으로는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기 어렵다. 이미 드러난 것처럼 쟁점은 설립 이후의 운영 방식과 실질에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형식적 요건을 넘어선 제도 설계다. 기획사로서의 최소한의 조직과 기능 기준을 정비하고 등록 이후 실제 기획업 수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세법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법인 남용 방지 장치 역시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1인 기획사는 산업 변화 속에서 등장한 구조다. 이를 일률적으로 문제 삼기보다 형식과 실질이 제도의 취지에 맞게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