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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3.03% 하락했다.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각각 5조 4692억원, 2조 758억원치를 순매수했으나 외국인 이탈에 따른 지수 하락을 막진 못했다. 지난 24일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마련된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과 선정 기준도 공개됐지만,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이어졌다.
외국인이 9월 한 달간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만 8조 6223억원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을 넘는 수준이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005935) 역시 3351억원치를 처분했다. 삼성전자 주가 역시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한 달 동안 17.23%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52주 최저가인 6만 150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이 같은 이탈은 인공지능(AI) 관련 상승 랠리가 약세를 보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제기한 ‘반도체 겨울론’ 역시 외국인의 매도세를 이끈 요인으로 분석된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만 5000원에서 7만 6000원으로 27.6% 낮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외국인의 매도를 살펴보면 코스피를 매도한 게 아니라 반도체 종목을 매도한 것으로, 코스피를 억누른 주된 이유는 반도체 업황·실적 불안”이라며 “9월 외국인이 대규모 반도체 종목을 출회한 데엔 G2의 경기 불안도 있지만, 반도체 업황·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증권가에선 외국인이 코스피에 복귀하려면 우선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이른바 ‘메모리 반도체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의 지난 25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로 업황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 10월 초로 예정된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 공개가 중요한 변곡점이 되리란 예상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현재 싼 편이지만, 주가의 재상승 여부는 결국 이익이 결정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반도체 경기침체를 반영한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ISM 제조업지수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 11~12월부터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