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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의 무릎 사과 의미…“난 멋있어”

김소정 기자I 2021.04.18 10:55:13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무릎을 꿇고 사과한 모습을 본 전문가들은 “여유가 있는 모습”, “‘난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김태현은 지난 9일 서울 도봉경찰서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피해 유가족에게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 “지금하겠다”며 김태현의 팔을 잡고 있던 경찰에게 “잠시만 팔 좀 놔달라”라고 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어 김태현은 “이렇게 뻔뻔하게 눈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죄책감이 많이 든다. 살아있다는 것도 정말 제 자신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고 유가족분들과 저로 인해서 피해입은 모든 분들께 사죄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에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여유가 있는 거다. 저는 지금까지 송치되면서 언론 앞에서 옆에 있는 형사한테 ‘팔 좀 놔달라’고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와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숨 쉬고 있는 것 조차 뻔뻔하다고 했다. 제3자가 어떤 사람을 보고 관찰하는 관찰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듯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오 교수는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은 굉장히 강한데 이번 기회로 어차피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오히려 무릎을 꿇거나 마스크를 확 벗으니 누가 당황하냐. 기자들이 당황하지 않겠냐. ‘역시 난 멋있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가장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범죄자들 같은 경우에는 범죄를 통해서 본인의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이런 범죄를 저지름으로 인해 평소에는 나한테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이렇게 나에게 카메라를 가져다 대면서 관심을 기울이고 굉장히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 된 듯한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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