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빚투(빚내서 투자)에 전월세 시장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매매수요 증가로 이들 매물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6~9월 법인→개인 아파트거래 14.5만건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9월 법인과 개인간의 아파트 거래는 14만564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7536건) 대비 8108건 증가했다. 세종시가 8379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수원시(6992건), 인천 서구(5727건), 대구 동구(4659건)가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도 지난 9월 법인과 개인간 거래가 4516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법인 물량이 쏟아졌다. 법인이 가장 많은 매물을 내놓은 곳은 △강동구(801건) △노원구(729건) △강남구(620건)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9월 법인 소유로 추정되는 급매물이 잇따라 시장에 출현하며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제기됐다. 심지어 지난달부터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4일 3만7643가구까지 떨어진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현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5829가구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추세적인 하락 전환으로는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법인이 가장 많은 매물을 쏟아낸 세종시의 경우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39.91% 상승했다. 2위를 나타낸 대전(14.83%)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2배를 훌쩍 뛰어 넘는다.
법인 매도물량 2위를 기록한 수원도 마찬가지로 올해 16.98% 아파트값이 뛰었고, 인천 서구도 7.90% 올랐다. 법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6·17 대책 이후 법인 매물을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후에도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2~3%씩 올랐다.
◇매물폭탄은 없다?…하락전환엔 역부족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지난 8월24일부터 10주간 0.01% 상승률을 유지하다가 2주 연속 0.02%로 다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신고가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면적 119.58㎡(16층)은 지난 10일 32억9500만원으로 직전신고가 32억원을 갈아치웠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135.92㎡(7층)은 지난달 20일 42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일부 법인 매물이나 불가피한 사유로 급매물이 나오긴 하지만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보유세가 부담되는 집주인들 역시 양도세가 부담돼 선뜻 매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물이 쌓인다고 해도 매도 호가가 급락하는 상황은 아니란 얘기다. 급매물과 신고가가 혼재하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정부는 앞서 부동산 세제 강화로 법인 형태의 다주택 보유자들이 물량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인의 경우 내년부터 보유 주택수에 관계없이 취득세는 12%를 적용한다. 이어 내년 6월부터 종합부동산세는 기본공제 6억원·세부담상한을 적용하지 않고 최고·단일세율 6%를 적용하고, 주택 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 추가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인상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작년보다 법인 매물이 늘었다고 해도 주택가격 하락을 주도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주택을 처분 해야 하는 법인들이 있겠지만 특히 서울의 경우 수요가 받쳐주는 시장”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이미 절세용 매물이 상당수준 처분된 것을 감안하면 매물폭탄이 쏟아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