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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에서 만난 박재신 사업전략·아시아본부 이사는 K-방역이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공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은 ‘유엔 조달시장’(UNGM·UN Global Marketplace)이라는 것이 있어 이를 통해 필요한 물품을 조달한다. 이 규모는 2019년 기준 199억달러(22조 3894억원)로 전년 대비 5.89% 증가했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국제협력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할 때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월 기준 유엔 조달시장에 등록된 한국 업체는 2300개, 이 중 장기계약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우리 기업의 물품은 총 5건(계약업체 수 3개)에 불과하다. 다만 코로나19로 한국산 방역용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면서 올해만 전년대비 500개 기업이 추가 등록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이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지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한국어가 아닌 유엔 공식언어(영어·불어·스페인어·중국어·러시아어·아랍어)를 사용하는 데서 오는 부담감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며 “다만 언어는 글로벌 파트너와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유엔조달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이라면 이를 위한 투자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명함을 교환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다음 재난이 발생하기 전”(Best time to Exchanging Business Cards Before the Next Disaster)이라는 미국 속담을 들며 유엔 조달시장에 등록하고 거래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엔은 거래실적이 쌓이고 해당 기업이 믿을 만하다고 여겨지면 유엔 글로벌 이커머스 시스템인 ‘유엔 웹 바이 플러스’(UN Web Buy Plus)에 제품을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유엔이 사업에서 긴급하게 필요한 제품들을 웹바이를 통해 우리가 인터넷 쇼핑하듯 조달한다. 따라서 미리 유엔과의 거래 기록을 쌓아 우리 기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다음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 선제조건이다.
유엔 조달시장 진입이 어렵게 느껴지는 기업은 코이카, 조달청 해외조달정보센터 등 정부기관이 제공하는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코이카 ABC프로그램을 통해 고려기연, 지티사이언, 비엠테크 등의 워크스루와 웃샘의 음압캐리어가 조달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코이카는 해외사무소 등을 통해 진출기업을 도와 현지 의료기관 관계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이같은 잘 사용될 수 있도록 설치 및 사용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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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는 “무엇이든지 처음이 어려운 법인데, 해외 진출 시 맞닥뜨리는 첫 번째 단계를 면제했다는 점은 기업들에게 큰 혜택이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진행한 코이카에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총 10개로, 지원품목은 마스크, 코로나19 진단장비 등 127종이다.
박 이사는 “UNOPS를 통한 수주는 대부분 5만달러 이하의 소규모이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에 적합하다고 한다”며 “계약 의무사항을 충족하면 지불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UN 중 한 기관만 계약을 체결해도 다른 기구와도 사업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의 해외 진출에 유리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코이카는 ODA정보 제공업체인 데벡스(DEVEX)사에서 제공하는 입찰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맞춤형 조달 컨설팅도 상시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대면 상담은 중단되고 서면 또는 화상으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박 이사는 “코이카 사업 참여에 관심있는 기업은 사전간담회에 참여해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