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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대권도전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 1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혹은 차차기 대권 도전 의향을 묻는 질문에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대권에 도전할 수 있으나 아무나 그 자리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튼실한 열매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야 꿈꿀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양 지사는 현재 충청권에서 대권에 가장 가까이 서 있다. 안희정 전 지사가 ‘미투’로 불명예 퇴진한 이후 공백이었던 충청 대망론을 이어갈 인사다. 국회의원, 민주당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상임위원장 등 국회와 당직을 두루 거친데다 현재 광역단체장을 맡고 있는 만큼 대권만 남았다. 그는 “제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다음 행보가 무엇일지)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것”이라며 출사표를 가슴에 품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 지사의 부상은 최근 국회 권력의 이동과도 관계있다.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대전 서구갑이 지역구인 박병석 의장이 선출된데다 김상희 부의장 역시 충남 공주 출신이다. 야당 몫인 부의장에도 충남공주시부여군청양군의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유력하다. 충청권 인사가 의장단을 장악하면서 자연스레 ‘충청 대망론’이 떠올랐다. 이는 충청도민의 오랜 염원이기도 하다.
양 지사는 “충남에서 성과가 나타나면 그것이 국가경영의 바탕이 되는 만큼 국민에게도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충남도정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먼저라 강조했다. 그는 “지방과 중앙의 행정이 다르지 않다”고 자신의 강점을 설파하면서도 “그렇다고 지역에만 매몰되지는 않을 것이다. 청와대나 각 부처, 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민선 7기 과제와 정치적 문제가 얽힌 현안을 해결해 가다 보면 도민을 넘어 국민께서도 인정해주지 않겠느냐”라 반문했다.
양 지사가 생각하는 도정의 기본은 스킨십이다. 도지사에 오른 후 36개에 이르는 유인도를 일일이 방문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제 4개도가 남았는데 그동안 방문한 섬 중에는 도민이 한 명뿐인 곳도 있었다. 그는 “구석구석 살피는 게 고될 수 있으나 의무감이 아니라 도민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하기 좋은 충남, 경제와 복지가 선순환하는 대한민국의 중심을 만드는 게 도정 목표”라면서 “‘대한민국 복지수도 충남’이라는 슬로건 아래 2년간 도정을 실천해왔다. 충남이 중심이 돼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무에서 감이 저절로 떨어지길 기다리는 정치인이 되진 않겠다. 국민이 요구하면 스스로 나서야 한다.” 양 지사는 자신의 대권 의지를 이 같은 말로 표현했다. 스스로 나서 국민을 설득하는 대권주자로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양 지사는 의정 활동을 하던 2010년 세종시 원안 추진을 위해 22일간 단식과 삭발투쟁에 나설 정도로 소위 ‘깡’도 있다.
17개 도지사 중 4선을 지낸 국회의원은 자신 밖에 없는 것도 자신감의 원천이다. 양 지사는 4번의 총선과 한 번의 지방선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낙선한 적 없다. 민주당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재창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겸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다 된 사람’이란 건 있을 수 없다”며 “오만과 독선을 용서할 국민은 없다. 충남도정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