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우한연구소 발원"…對中보복 시동 거나

이준기 기자I 2020.05.01 08:44:27

"증거 본 적 있다…보복, 관세로 할 수 있다"
WP "美, 대중 소송 위해 ''주권 면책'' 제한 검토"
美정보당국 "코로나, 사람이 만든 것 아냐"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며 ‘중국 책임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향후 본격적인 관세부과·소송 등 대중(對中) 보복 카드를 통해 수세에 몰린 현 국면을 전환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유래설에 대한 증거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본 적이 있다”고 답변한 뒤, “더는 말할 수 없다”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 조사해 밝혀낼 것이지만, 중국이 스스로 밝힐 수도 있다”며 중국을 향한 압박성 발언을 이어갔다. 전날(2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내가 이번 선거에서 지는 거를 위해 뭐든지 다 할 것”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이틀째 대중 공세를 편 셈이다.

이를 두고 향후 보복카드를 꺼내기 위한 신호탄 아니냐는 관측도 만만찮다. 실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보복 조치 마련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보좌진들과 중국에 대한 ‘주권 면책’(sovereign immunity)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주권 면책은 ‘주권국가는 다른 나라의 피고가 될 수 없다’는 국제법 원칙으로, 이를 제한할 경우 미 정부 또는 피해자들이 중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진해할 길을 틀 수 있게 된다. 다만, WP는 “의회의 입법이 필요한 만큼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보복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 측의 맞대응도 불 보듯 뻔한 만큼, “정치극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보복 조치의 하나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부채 의무 일부를 무효로 하는 방안’과 관련, “관세로 할 수 있다”며 추가 관세 카드를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는 부차적인 사안”이라며 추가 관세 부과를 통한 합의 파기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드러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우한 연구소’ 발원설은 미 정보당국의 판단과 다소 궤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중앙정보국(CIA)·연방수사국(FBI)·국가안전보장국(NSA) 등 미국 15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이날 성명에서 “정보기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이 만들거나 유전자적으로 변형된 것이 아니라는 광범위한 과학적 합의에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정보기관들은 발병이 감염된 동물과 접촉을 통해 시작됐는지, 또는 우한연구소 사고의 결과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를 엄격하게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나는 그저 지금 당장은 김정은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어 “나는 그저 모든 것이 괜찮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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