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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일평균 19.7만명 이용…역대 최대
직장인 김주현(32)씨는 지난해 어렵게 공기업 입사에 성공했다. 김씨는 부모와 친지들의 걱정에 눈칫밥으로 명절을 보냈지만 이번 추석 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대로 된 벌이가 없다가 월급을 받으니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며 “연초부터 추석 연휴에 나를 위한 여행을 가겠노라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일본으로 떠나는 김씨에게 ‘캐리어 안에는 뭐가 들었느냐’ 묻자 “단촐하다. 가족들을 위한 선물로 가방을 채워올 예정”이라며 웃어 보였다.
인천 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21~26일 추석 연휴 기간 총 118만 3237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예정이다.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19만 7206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18만 7623명)보다 5.1% 늘며 최고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연휴 기간 중 이용객(출발·도착)이 가장 많은 날은 22일로 무려 21만 5240명의 이용객이 공항을 찾았다.
인천공항에는 앞선 김씨의 사례처럼 자신에게 주는 휴식 차원에서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또다른 이유로 비행기에 몸을 싣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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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3층 출국장에서 만난 김윤민(35)씨는 추석 연휴 기간을 이용해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봉사활동을 떠날 예정이다. 김씨 외에도 같은 교회에 다니는 20명의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과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김씨는 “추석 연휴 기간을 조금이라도 의미있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모였다”며 “다 직장인이고 취업준비생이라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서 이번 연휴 기간을 이용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씨 일행은 캄보디아에서 어린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어울리는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그는 “오늘 봉사활동을 떠나기 위해서 3달 동안 준비한 만큼 캄보디아에 가서도 보람차게 아이들을 돕고 오고 싶다”고 했다.
김수정(41·여)씨는 유모차에서 잠이 든 두 아이와 함께였다. 김씨는 이번 연휴 중국 시안에 있는 시가에 갈 계획이다. 중국인 남편과 결혼한 김씨 부부는 한국에서 거주 중이다. 오랜만에 시부모를 뵈러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비행기를 놓쳤다.
김씨는 “비행기를 놓쳐 새로운 비행기표를 구하느라 한참 공항에 있었지만 결국 구하지 못하고 아이들은 지쳐 잠이 들었다”면서도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뵙고 싶어한다. 내일은 꼭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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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오가는 인파 속에서 묵묵히 일터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는 공항 사람들도 있다.
공항 내 청소 노동자들은 하루 3교대로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에 출근한 근무조는 밤 10시(휴식시간 1시간 포함)까지 출·입국장을 돌며 환경 미화 업무를 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만난 김학용(61)씨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외로 나가는 시민들 모습을 보니 괜히 설레는 마음이 든다”며 “추석 연휴를 이용해 여행가시는 분들이 깨끗한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3층 출국장 중앙에 들어선 인천국제공항 경찰 치안센터 직원들도 갑자기 늘어난 공항 이용객에 혹여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순찰 업무를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9월 27일 첫 업무를 시작한 인천공항경찰대는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한 경찰관들이 근무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연휴를 앞두고 공항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리고 있어 긴장하고 근무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사고 없이 사건 없이 안전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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