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 액트' 앞둔 제약계 반부패 시스템 도입해 대응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제약사가 약사나 의사에게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에 대해 모두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이른바 ‘선샤인 액트’가 내년 초 본격 사행됨에 따라 제약사 영업직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제약사들은 내년부터 견본품을 제공하거나 의사의 학회 참가비를 지원하거나 제품 설명회 때 식사를 제공하거나 임상시험이나 시판 후 조사비용을 지원할 때 누가, 언제, 누구에게, 무엇을, 왜 제공했는지 문서로 만들고 영수증과 계약서 같은 증빙서류를 5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등이 제출을 요구하면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행을 앞두고 일부 의료기관은 제약사 영업직의 방문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샤인 액트로 실제 영향을 받는 병원이 생기면 제약사 영업직의 병원 출입금지를 공식화하는 곳이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영업사원이 직접 병원을 찾지 못하게 되면 온라인 마케팅 활동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 제약사 영업사원은 “인터넷으로 관련된 논문을 모두 찾아볼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제약사 영업직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제약사는 온라인 채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외국계 제약사 관계자는 “심포지엄도 의사를 직접 모으지 않고 웹에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등 온라인 활동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윤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협회 차원에서 ISO37001(반부패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과거에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으로 해당 직군에 대해서만 윤리의식을 강조했다면 ISO37001은 전사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협회 관계자는 “윤리의식이 없으면 업계 자체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