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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더블유컨셉 코리아(이하 W컨셉) 매각은 끝이 아니다. 새로운 브랜드기업 인수와 함께 미국·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
이달 중순 아이에스이커머스(069920)(이하 ISEC)가 W컨셉 코리아 매각을 결정했을 때 시장에서는 우려가 먼저 나왔다. 매각에 따른 이익보다는 착실히 키운 사업부문이 떨어져나가 성장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했던 탓이다. 그러나 김응상 ISEC 대표는 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매각은 컴퍼니 빌더로서의 역량을 시장에 알리는 동시에 사업 확대에 필요한 공격적 투자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역설했다. 단순히 사업부문을 팔고 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생활문화 브랜드 기업’이라는 중장기 로드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ISEC는 SK그룹에서 해외배송대행 서비스 등을 영위하다가 2004년 경영자매수(MBO) 방식으로 독립한 회사다. 2006년 최대주주가 현재 아이에스이네트워크로 변경됐고 이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해외구매대행 서비스로 유명한 위즈위드와 W컨셉 등 사업 영역을 보유했다. 김 대표는 “2010년 무렵 가능성 있는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컴퍼니 빌더를 신 성장동력으로 시작했다”며 “위즈위즈 시스템 기반으로 W컨셉 등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를 추진하다가 새로운 정보기술(IT)·물류 지원 플랫폼인 ‘엣지’를 통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버티컬 커머스란 일반 오픈마켓처럼 기성 제품만 늘어놓는 것이 아닌 디자이너와의 협업 등으로 특정 분야 자체 상품을 전문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는 “새로운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버티컬 커머스 분야의 가치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며 “W컨셉 코리아의 매각 또한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W컨셉 코리아는 IMM PE가 지분 60%를 612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한 바 있다. 기업가치 1000억원으로 평가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매각 후에도 20% 지분을 보유했으며 당분간 추가 매각할 계획도 없는 만큼 W컨셉의 해외 진출 등 성장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W컨셉에서 끝나지 않고 컴퍼니 빌더로서 미국이나 중국 등에서 연착륙하려면 마케팅 요구가 크기 때문에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했다”며 “W컨셉은 여전히 엣지 서비스를 쓰고 있어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가장 먼저 주안점을 둘 시장은 미국이다. 지난해 W컨셉 미국법인을 론칭했는데 1년새 매출이 200% 이상 성장하는 등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그는 “단순히 한류에 기댄 것이 아니라 상품 자체 우수성을 경쟁력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모바일 앱을 통한 젊은층 타깃이 공략 대상이다. 김 대표는 “사드 이슈에 따른 통관 강화 등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이제는 안정화가 이뤄진 상태”라며 “엣지 서비스를 통한 배송 등 물류 시스템 강화로 현지화 기간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W컨셉 재팬은 당초 연내 예정됐던 출범 시기를 현지 파트너사와 협의에 따라 내년으로 정해놓은 상태다. 이미 전략적 파트너가 현지에서 사업을 해오고 있어 준비에는 무리 없다는 판단이다.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추가 브랜드 인수도 검토 중이다. 자체 발굴뿐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사업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도 수익성이 좋고 해외 진출도 도모할 수 있는 2~3곳 업체와 인수를 검토·논의 중”이라며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경쟁력이 우수해 IT·물류 서비스 지원이 가능한 엣지 플랫폼을 통해 해외 진출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W컨셉의 해외 진출 확대와 함께 추가 브랜드 인수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ISEC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확신이다. 그는 “기존 위즈위드 사업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고 엣지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구조”라며 “향후 부실사업 정리를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인수 예정인 사업부문 실적도 연결로 포함되는 내년에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