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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짜리 역대급 경품 아파트…알고보니 3년째 ‘미분양’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서 분양가 7억원 상당의 롯데캐슬 아파트를 주는 경품 행사를 실시한다. 롯데백화점이 아파트 경품 행사를 진행한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노후자금 연금으로 명시된 4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합쳐 총 11억원을 웃도는 경품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국내 최초다.
롯데가 거액의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놓은 배경에는 35년 만에 폐지된 소비자 경품 상한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올해 5월 경품 가격과 총액 한도를 규제한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 거래 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폐지안을 발표했다. 1982년 제정된 경품 고시 제정이 35년 만에 사라지면서 종전 한도였던 2000만원을 넘는 고가 경품의 등장이 가능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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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단지이다 보니 웃돈(프리미엄)도 붙지 않았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경품으로 나온 주택형은 분양가를 밑도는 7억 7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Y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미분양 단지에 파격 분양 조건까지 내걸었는데 웃돈이 붙는다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며 “남아 있는 미분양 가구가 도대체 언제 소진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롯데 측이 골칫거리인 미분양 단지를 초고가 경품으로 둔갑시켜 소비자들을 눈속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세금 2억원 안내면 무용지물…롯데 ‘노후 연금자금으로 해결해야’
더욱이 경품 행사에 당첨돼 아파트를 받더라도 22%에 달하는 제세공과금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 아파트 분양가 기준으로 총 1억 5556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아파트 취득세 4.8%(3394만원)를 더하면 내야 할 돈이 1억 8950만원으로 불어난다. 환금을 목적으로 경품으로 받은 아파트를 팔 경우 양도세까지 더해져 총 2억 넘는 금액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 무엇보다 제세공과금 납부기한을 내달 6일로 못박아 사실상 2억원의 여윳돈 없이는 경품을 수령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억원 가량의 제세공과금이 부과되지만 노후연금 명목으로 4억원 상당의 롯데백화점 상품권도 주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오히려 이득”이라고 말했다. 해당 상품권 역시 22%의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3억 1200만원만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업체 입장에서는 악성 미분양을 줄이거나 혹 아파트를 받지 않더라도 통큰 경품 행사를 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꼼꼼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