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시장 호재 속에서도 임대사업자들은 여전히 울상을 짓고 있다. 수년째 이어진 원룸 공급 급증으로 공실(빈방)이 늘면서 부동산 중개사들이 세입자 유치를 빌미로 과다한 중개보수(옛 중개수수료)를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공실을 면하기 위해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중개업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게 건물주들의 하소연이다.
|
최근 몇 년새 원룸은 산업단지가 밀집한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 있는 산업단지(국가·일반·도시첨단·농공단지 포함)는 총 1124곳에 달한다. 이 중 서울·수도권을 제외하면 경남(199개)과 충남(150개), 경북(145개) 등에 산업단지가 많이 몰려 있다. 이들 지역에선 원룸을 포함한 다가구주택 준공 실적이 해마다 늘고 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경남지역 다가구주택 준공 물량은 2013년 4만 2566가구에서 지난해 4만 6065가구로 9.2% 늘었다. 충남지역도 같은 기간 2만 8473가구에서 3만 2395가구로 13.8% 증가했다. 구미를 중심으로 한 경북지역 다가구주택 준공 실적도 2013년 3만 7076가구에서 지난해 4만 7982가구로 2년 새 30% 가까이 늘었다. 특히 구미시의 다가구주택의 인허가 실적은 2013년 413건에서 작년 532건으로 확대됐다.
특히 구미시는 인동·공단·봉곡·상모사곡동 등을 중심으로 신축 원룸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부동산 중개사들이 세입자에게서 중개보수를 받지 않는 대신 건물주로부터 과다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는 게 현지 임대인(집주인)들의 전언이다. 구미에서 원룸 임대업을 하고 있는 김모(38)씨는 “중개업자들은 보증금의 절반이나 한 달치 임대료를 ‘피’(중개보수)로 가져 간다”고 귀띔했다. 예컨대 중개업자가 전용면적 33㎡형 원룸을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30만원으로 거래할 경우 중개보수 명목으로 30만~50만원을 받아간다. 또 보증금 중 절반인 100만원을 중개보수 및 세입자 이사비 명목으로 가져가기도 한다. 중개보수를 두 번 챙기기 위해 통상 2년인 임대차 계약을 1년 단위로 끊어서 하도록 강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는 총 거래금액 5000만원 이하 임대차 법정 중개보수(상한요율 0.5%)인 20만원 이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건물주들이 항의하면 중개사들은 임차인을 다른 신축 원룸으로 아예 이사를 시킨다. 월세를 3번 이상 내지 않게 해 계약이 자동 해지되면 다른 원룸을 소개해주는 식이다. 임대사업자 이모(34)씨는 “원룸 15개짜리 다가구 건물을 운영 중인데 중개업자들 횡포에 작년 한해동안 작성한 계약서만 50장이 넘는다”고 하소연했다.
중개업소들은 이런 상황이 지역적 특수성 때문이란 입장이다. 구미시 공단동 H공인 관계자는 “원룸 거래 체결 때 중개수수료는 한 달치 월세가 기본”이라며 “법정 수수료보다 비싸지만 공실이 많은 탓에 지역 관행으로 굳어진지 오래”라고 털어놨다.
이런 관행은 일반산업단지(16곳)와 농공단지(8곳)가 들어선 경남 김해시와 삼성SDI 등 대기업 공장과 대학이 많은 충남 천안시 등도 마찬가지다. 김해시 신문동의 전용 22㎡짜리 원룸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가 32만원이지만, 건물주는 지난달 거래에서 32만원을 중개보수로 냈다. 또 천안시 두정동과 신부동 등에 있는 중개업소들도 원룸 거래는 월 임대료(약 30만원)에 달하는 중개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지자체 방관…“적극적 신고만이 해결책”
부동산 중개사들이 중개보수를 과다하게 챙기는 것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허술한 관리·감독 및 방관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과도한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관련법 제정 및 관리·감독은 해당 지자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많이 접수되고 있어 중개업소에 대해 지도·감독을 하고 있다”며 “다만 수사 권한이 없어 실제 피해 사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건물주와 집주인들이 적극적으로 신고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건물주들이 적극적으로 관련 기관에 민원을 제기해야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중개보수 문제는 해당 시·군이 관심을 갖고 계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임대 수익이 목적인 투자자 입장에선 매입 대상 건물이 있는 지역의 공급 과잉 여부와 법정 중개보수를 지키고 있는지 등을 미리 알아봐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최태원 동거인' 김희영의 딸과의 데이트 드레스[누구템]](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900554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