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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나이키 러닝의 혁신을 찍다

이윤정 기자I 2013.09.11 08:43:22

창의성의 시작은 기존 제품의 재창조
"밖으로 나가 아이디어를 쇼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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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퍼주는 스푼 2
조현경|410쪽|어바웃어북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자전거를 즐겨 타던 프라이탁 형제는 툭하면 비가 쏟아지는 스위스 날씨 탓에 가방 안의 물건이 젖는 곤란한 상황을 자주 겪었다. 방수가 되면서 튼튼한 가방을 구상하던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던 트럭. 형제는 인근 산업단지에서 트럭 화물을 감싸던 방수천을 얻어다 몸체를 만들고, 자전거 튜브로 모서리를 두른 후 자동차 안전벨트로 어깨끈을 만들어 가방을 완성했다. 이 제품이 바로 유럽에서 대학생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라이탁’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기존에 있던 아이디어를 새로운 콘셉트로 조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모방 없는 창조는 없다. 기존 제품을 본보기로 혹은 교사로 삼아 끊임없이 제품을 진화시킨다. 가령 오늘날 나이키를 있게 한 격자무늬 밑창 운동화는 와플 굽는 기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8초마다 한 개씩 팔린다는 아모레퍼시픽의 ‘에어쿠션’은 주차확인 도장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듣고, 느끼고, 경험해야 한다. 평소 머릿속에 뿌려놓은 수많은 정보의 씨앗에서 아이디어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책·영화·음악·미술 등의 예술작품뿐 아니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제품들은 창의적인 생각의 밑바탕이 되는 훌륭한 소스들이다.

기자와 마케터를 거쳐 현재 온라인마케팅 대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독특하고 기발한 제품 이야기를 찾아 전 세계를 여행했다. 새로운 제품을 접할 때마다 ‘이 제품은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을까’를 생각한다. 해외여행을 가도 면세점 쇼핑은 건너뛰지만 잡화점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제품이 품고 있는 스토리를 파헤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의 싹이 움튼다.” 책은 ‘아이디어 큐레이터’인 저자가 엄선한 비즈니스에 영감을 주는 제품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에 의하면 제품은 이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꿈꾸는지 비추는 거울이다. 트렌드의 발상지는 서류더미로 뒤덮인 책상도, 수많은 자료가 오가는 연구소도 아닌 소비자가 행동하는 시장 안에서 탄생한다. 접을 수 있는 물병, 무릎으로 앉는 의자, 태풍에도 뒤집히지 않는 우산 등 지금 이 시간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상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니 창의력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는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어짤 것이 아니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로 조용히 산책을 나가자고 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쇼윈도에 진열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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