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삼성테크윈이 일종의 '시범케이스'일 뿐 다른 계열사들도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는 셈이다. 이 회장은 지난 7일 삼성테크윈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를 보고받고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며 "부정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이날 이 회장은 또 "10년간 한국이 조금 잘되고 안심되니까 이런 현상이 나오는 것 같다"며 "나도 더 걱정이 돼서 요새 이 문제를 바짝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부정 사례를 묻는 질문에는 "향응, 뇌물도 있지만 가장 나쁜 것은 부하직원을 닦달해서 부정을 시키는 것"이라며 "자기 혼자 부정하는 것도 봐줄 수 없는데 부하를 시키는 것은 부하를 부정에 저절로 입학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이같은 강력한 의지 표명에 따라 삼성은 그룹내 경영진단 및 감사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에 대한 우수 인력보강은 물론 경영진단 책임자의 직급을 올려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예정이다. 또 현재 경영지원실 소속으로 돼 있는 경영진단팀을 사장 직속 등의 독립 기구로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진단팀이 조만간 워크숍을 열어 기능 강화에 대해 논의한 뒤 논의 결과를 토대로 조직개편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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