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자 "지금은 디지털 시대..한건주의 버려라"

좌동욱 기자I 2008.01.18 08:49:08

인수위에 '쓴소리'.."탁상행정 하지마라"
"월단위 타임스케줄 짜고..현장가서 확인하라"

[이데일리 좌동욱기자]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1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다.

인수위가 과거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인수위 간사단에 참석한 이 당선자가 참석자들에게 쏟아놓은 비판 수위는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된 것중 가장 높고 신랄했다.

고개를 떨구고 있는 인수위원들도 있었고, 대목대목 고개를 끄덕이는 인수위원들도 있었다. 이 당선자가 매일 아침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리는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 당선자는 "지금부터 정부조직법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지적하고자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당선자는 "통합이 아니라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이질적인 부서가 기능적으로 모였기 때문에 일은 융합이 되는 데 사람이 융합이 안되는 경우가 생긴다"며 "조직이 어떤 식으로 가는 것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지를 세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부직이 많이 줄고 하기때문에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국민이 보기에 오히려 부서를 통합하는 것이 부작용이 있다는 식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직개편으로 인한 공무원 감축에 대해 "막연하게 걱정하지 마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며 "걱정하지 마라고 하면 (공무원수를) 줄이지도 않을 바에 왜 조직개편했냐는 오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업무상 필요한 자리가 아닌 남는 인원은 교육을 철저히 시켜서 다시 부처로 돌아올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주는 것이 좋겠다"며 "행정안전부에 연락해 과거와 같은 막연한 교육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짜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교육을 받은 후 끝난다는 인식이 아니라 부처로 다시 돌아가고, 또 나와 교육을 받고 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인원을 줄이는 과정을 명확하게 세밀하게 짜 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자의 핵심공약인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월단위의 타임스케줄을 짜라고 지시했다.

이 당선자는 "새 정부 출범으로 한국의 투자환경이 바뀐다는 것이 온 세계의 관심이 됐다"며 "막연히 규제완화한다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타임스케줄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반기 하반기 이런식의 계획은 인터넷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다. 이런 식은 아날로그식"이라며 "매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월별 계획도 첫주 둘째주 셋째주로, 첫주는 무슨 무슨 요일 단위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인수위는 실제 살아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페이퍼로 하면 지금까지 해온 것과 똑같다. 현장에 가서 보고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지금부터는 민생에 대한 관심을 갖기 바란다"며 "여론을 의식해서 한건 발표한다는 생각을 갖지 말라"고 요청했다.


▶ 관련기사 ◀
☞李당선자 "한미FTA 빨리 마무리짓겠다"
☞(전문)李당선자 외신기자회견 모두 발언
☞이경숙 "조직개편안, 상당한 논의과정 거칠 것"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