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신혜기자] 국제유가가 다시 40달러에 근접함에 따라 세계 경제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동지역의 긴장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빡빡한 수급 상황이 당분간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유가가 조만간 4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 6월물은 전일 대비 77센트 오른 배럴당 38.98달러를 기록, 이틀 연속 13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39.1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제 원유 시장이 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테러, 원유 수요 증가 전망, 헤지펀드의 투기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원유 생산의 10%를 담당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집중적인 테러 공격을 당하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유가 급등을 촉발시켰다.
지난주말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정유회사에서는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 외국인 직원 5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사우디는 석유관련 시설이 이번 공격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테러가 석유 생산을 지연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시장 관계자들은 추가 테러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런던소재 글로벌에너지연구센터의 레오 드롤라스는 국장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사우디의 공급량이 하루 250만 배럴까지 줄어든다면 유가는 100달러 또는 그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이라크 주권 이양을 앞두고 이라크 석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본격적인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공급 부족 사태가 악화되며 유가는 조만간 40달러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피맷USA의 존 킬더프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결국엔 내리겠지만 조만간 41∼43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가 가장 최근 40달러를 돌파했을 때는 이란혁명이 발생했던 81년으로 당시 이란은 원유 수출을 제한했었다.
최근 유가 상승의 주범으로 헤지펀드들의 투기적 매수세도 빼놓을 수 없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PFC에너지에 의하면 지난달말 현재 석유 선물 계약 규모는 총 260억달러로 1년전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한편 1970년대 이후 세계 경제가 오일쇼크로 침체돼 왔던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유가 급등은 세계 경제에 큰 악영향을 비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회복을 주도해온 미국와 이제 막 침체에서 벗어난 일본, 급속한 경기팽창을 경험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 등도 유가 상승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35달러로 상승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