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내부 이견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물가와 경기 흐름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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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총 4명의 위원이 반대 의견을 내놓으며 이례적인 분열 양상이 나타났다. 4명의 반대표는 199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최근 수년간 유지돼온 연준 내부의 ‘컨센서스’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결은 8대 4로 이뤄졌으며, 반대 이유도 크게 엇갈렸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반면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에는 찬성했지만 성명에 ‘완화 기조’를 시사하는 표현이 포함된 데 반대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문구는 “추가적인 금리 조정의 범위와 시점”으로, 시장에서는 이를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왔다. 특히 ‘추가적인(additional)’이라는 표현이 최근 금리 인하 흐름을 전제로 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일부 반영됐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 압력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말 세 차례 금리 인하 이후 최근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데이터를 확인하는 ‘관망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고용 ‘엇갈린 신호’…정책 판단 더 어려워져
연준 내부 이견이 확대된 배경에는 물가와 경기 지표가 상충되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2%)를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최근 이란전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관세 정책 등이 물가를 자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도 성명을 통해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명시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고용 시장이 완만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3월 비농업 고용은 17만8000명 증가하며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민간 고용 증가세는 주간 기준 약 4만명 수준에 그치며 성장 모멘텀이 약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물가 압력은 여전히 높은 반면 경기 둔화 신호도 나타나면서 통화정책 방향 설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통상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이중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지만, 현재는 두 목표가 서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며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부 전망에서는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 이후 장기적으로 중립금리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파월 마지막 회의 가능성…워시 인준 절차 속도
이번 회의는 제롬 파월 의장이 주재하는 마지막 FOMC 회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를 당파적 표결 끝에 본회의로 넘겼다. 상원 전체 표결에서도 통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준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지도부 교체를 앞두게 됐다.
파월 의장은 의장 임기가 다음 달 15일 종료되지만, 이사회 이사로는 2028년 1월까지 재직할 수 있다. 다만 잔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연준 독립성 문제 등을 고려해 일정 기간 이사직을 유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으로 쏠리고 있다.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힌트는 물론, 연준 내부 분열에 대한 평가와 지도부 교체 이후 정책 방향에 대한 입장이 주목된다.
특히 파월 의장이 의장직 이후에도 연준에 남을지 여부와, 정치권의 압박 속에서 연준 독립성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발언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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