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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후 경기 활력 저하”…韓경제 반등 ‘3대 리스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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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5.12.07 11:00:00

현대硏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
소비 단기 반등에도 경기 체력은 제한적
관세·통화정책·가계 구매력 4분기 경제 결정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정부의 소비쿠폰 효과로 한국 경제가 단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이 회복이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쿠폰 효과가 사라진 뒤엔 경기 활력이 다시 약해질 가능성이 큰 데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통화정책 전환 부담, 취약한 가계 구매력 등이 4분기 이후 경기 흐름의 탄력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뉴스1
소비 반등에도 경기 활력은 제한적

현대경제연구원이 7일 발표한 ‘경기 회복 국면 진입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 효과가 반영되면서 전기 대비 1.3%로 2분기(0.7%)보다 두 배 가까이 개선됐고, 전년 동기대비로도 1.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차 소비쿠폰 영향으로 가계의 구매력도 일시적으로 커졌다. 소매판매는 9월 0.1% 하락했으나, 10월에는 3.5% 증가로 전환됐다.

소비쿠폰 지급이 가계 소득을 일시적으로 확대하면서 지출을 끌어올렸지만, 지속성이 낮아 정책 종료 이후 소비 증가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주원 현경연 연구본부장은 “현재 한국 경제는 경기 침체 폭을 줄이면서 반등하는 국면에 위치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소비쿠폰 효과가 사라지는 시기 이후의 경기 활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요 지표에서도 경기 회복의 지속성을 확인하긴 어렵다. 10월 건설 경기는 실제 공사 진행(기성)도 23.7% 줄고, 앞으로의 공사 계획(수주)도 41.6%나 감소하며 현재와 미래 지표가 모두 크게 약해진 모습이다. 제조업 생산도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감소 전환을 보였고, 전산업 생산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용은 실업률 자체는 안정적이지만, 건설·제조업 취업자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지며 취약성이 드러났다.

고환율 영향으로 생산자·수입물가가 동반 상승했고 소비자물가도 2%대 중반을 유지하는 등 생활물가 압력도 이어지고 있다. 가계 심리는 개선된 반면 기업 심리는 기준치 아래에서 정체되는 심리 디커플링도 확인되며, 경기 회복이 전반이 아닌 ‘부분 회복’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경기의 현재 위치를 나타내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10월 99.0으로 떨어지며, 지난 7월 이후 이어지던 상승 흐름이 2개월 만에 멈췄다. 미래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 역시 9·10월 연속 보합에 머물러 반등의 방향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분기 경제 흐름 좌우할 3대 변수

주 본부장은 향후 한국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3대 리스크 요인을 제시했다.

우선 미국 내 정치 상황 변화가 촉발할 수 있는 ‘2차 글로벌 관세 전쟁’ 가능성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정치 일정과 맞물려 강화될 경우, 글로벌 통상 환경이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러한 대외 변수는 한국의 수출 구조와 제조업 전반에 직접적인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고, 4분기 이후 회복세를 제약할 대표적인 외부 리스크로 지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국내에서는 환율,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변수 등이 얽혀 있어 한은이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주 본부장은 “통화정책 완화 여력이 줄어들면 경기 회복을 떠받치는 소비와 투자 모두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 심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계 구매력도 향후 경기의 위험 요인으로 손꼽힌다. 소비자심리지수와 소비지출 전망은 기준치를 넘어서며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높은 물가 탓에 실질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어서다. 3분기 실질 소득이 소비쿠폰 등 공적이전소득 덕분에 1.5% 증가하긴 했지만, 이를 제외한 실질 소득은 오히려 2.6% 줄어 본격적인 구매력 확충과는 거리가 있다.

주 본부장은 “대외 여건 개선으로 한국 경제가 재침체로 빠지는 ‘더블딥’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스우시(Swoosh)형의 매우 느린 회복 경로는 불가피하다”며 “지속 가능한 경기 반등을 위해서는 정책 혼란 최소화, 수출 시장 다변화, 공급망 안정, 가계 구매력 확충, 취약계층 보호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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