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1인당 GDP 대만에 밀린다…비상 걸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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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I 2025.09.15 05:00:00

비상하는 대만, 비상 걸린 한국
한국, 1인당 GDP 올해 대만에 따라잡혀…IMF 전망보다 1년 빨라져
대만, 내년에 ‘GDP 4만 달러 시대’…한국은 빨라야 내후년
반도체 수출서 대만 승리…한국, 고질적인 저출생도 발목
“정부, AI 등 집중투자 목표대로 추진해 성과내야”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대만이 비상(飛上)하는 사이 한국 경제는 비상(非常)이 걸렸다.

당장 올해에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년 만에 대만에 추월당할 공산이 커졌다. 게다가 내년이면 대만은 ‘1인당 GDP 4만 달러 시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은 빨라야 2027년, 늦으면 2029년에나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4만 달러 시대가 더 멀어지는 모습이다.

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인공지능(AI)과 초혁신 경제프로젝트에 사활을 거는 동시에 노동·산업 등 구조개혁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만의 명동’으로 불리는 타이베이 시먼딩의 낮(왼쪽)과 밤 전경.(사진=이데일리 DB)
◇ 한국·대만, 올해 GDP 성장률 ‘다섯배’ 격차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4일 정부와 대만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7430달러로, 대만(3만 8066달러)에 못 미칠 전망이다.

이는 우리 정부가 지난달 22일 제시한 올해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와 대만 통계청이 이달 10일 내놓은 올해 1인당 GDP 전망치를 토대로 단순 비교한 것이다.

전망대로면 한국은 지난 2003년 1만 5211달러로 대만(1만 4041달러)을 추월한 후 22년 만인 올해 1인당 GDP를 역전당하게 된다. 올 상반기 국제통화기금(IMF)은 대만의 추월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했지만, 대만이 고속성장하는 반면 한국 경제가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그 시점이 한 해 당겨지는 셈이다.

실제로 올해 대만과 한국의 GDP 성장률 격차는 확연하다. 대만의 경우 올 2분기 실질 GDP는 작년 동기 대비 8.01% 증가하면서 2021년 2분기(8.28%) 이후 최고 기록을 썼다. 이에 따라 대만 통계청은 지난달 15일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0%에서 4.45%로 상향했고 내년 전망치로는 2.81%를 제시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올 2분기 실질 GDP 증가율이 작년 동기 대비 0.6%에 불과했다. 올해와 내년 실질 GDP 성장률은 각 0.9%, 1.8% 수준으로 대만을 한참 밑돈다.

지난해는 대만의 GDP 성장률이 4.3%로 한국(2.0%)의 두 배를 넘었는데 올해는 격차가 다섯 배 가까이 벌어졌으며, 내년에도 1%포인트 격차가 이어진다는 얘기다.

대만은 내년이면 가뿐히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크다. 대만 통계청은 내년에 1인당 GDP가 4만 101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측대로면 2021년에 3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5년 만의 쾌속질주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보다 앞선 2016년에 3만 달러 시대를 열었음에도 4만 달러 고지를 넘지 못하고 수년째 고전 중이다. 4만 달러 진입 예상 시점은 최근 7년간 4년 이상 늦춰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27년에 4만 달러를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점쳤지만, 2029년에나 가능하다는 게 IMF의 올해 4월 전망이다.

“저성장에 저출생…한국, AI 집중투자 등 서둘러야”

한국이 대만에 역전당하게 된 요인은 복합적이다. 2018년 1만 달러 가까이 벌어졌던 두 나라의 1인당 GDP 격차가 급속도로 좁혀지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대만의 ‘반도체 굴기’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만은 반도체기업 TSMC 등을 앞세워 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를 누렸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해온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2022년 3분기 TSMC에 역전됐고 올해 1분기 매출 격차는 10조원까지 벌어졌다.

한국의 급속한 저출생·고령화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23년 0.72명까지 추락했다가 작년에야 0.75명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만도 저출생 문제를 겪고 있지만, 작년 합계출산율이 0.86명으로 한국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만은 AI 반도체에 집중 투자해 경쟁력을 갖췄고 AI 반도체 수출 혜택을 한국보다 더 많이 누렸다”며 “출생률 저하 문제는 두 나라의 공통이지만 한국과 달리 대만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만은 물가상승률도 경제성장률보다 낮기 때문에 소비경쟁력도 한국보다 좋은 편”이라며 “한국경제가 저성장하면서 경제성장 동력이 대만보다 약화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초혁신경제 투자 확대와 육성, 출생률 제고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이 교수는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생산성 저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AI에 자본을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고 인력 대체 효과를 내야 한다”며 “새 정부가 방향을 제대로 설정한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도 이러한 진단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AI 첨단산업 개발, 반도체 경쟁력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적극 참여와 함께 인재양성과 저출생 환경에서의 노동력 확보 노력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산업 환경에 맞는 구조개혁도 시급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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