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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헤즈볼라의 인프라를 약화시키기 위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며, 궁극적으로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중동 협상가인 에런 데이비드 밀러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제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습에서 잠재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는 미국이 ‘필요에 따라 미덕을 실천하자’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도부가 와해되고 무기고가 파손되며 상당한 타격을 입은 헤즈볼라는 ‘조건없는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더이상 레바논을 전쟁터로 만들지 말라는 레바논 국내 여론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 동시에 헤즈볼라는 새로운 ‘작전실’을 설치해 이스라엘에 대한 반격 기회 역시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에는 수많은 땅굴이 있어, 게릴라 전술을 활용하는 헤즈볼라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휴전을 거부하고, 미국 역시 이스라엘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포기했다면 레바논의 전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소식통은 현재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의미 있는 휴전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몇 주, 혹은 몇 달간” 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전략이 실용적이면서도 상당한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의 세력을 약화시킬 수 있지만, 미국이 원하는 만큼 이것이 헤즈볼라의 축출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또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뿌리 뽑히더라도 분쟁이 ‘통제불가능’한 수준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있다.
국무부 출신으로 현재 전략및국제연구센터(CSIS)의 수석 부사장인 존 알터먼은 “미국은 헤즈볼라가 약화되기 바라지만, 권력의 구심점이 사라지며 레바논 내전이 촉발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국방부 관리인 조나단 로드는 “많은 국민들은 레바논에 헤즈볼라가 있다는 사실에 화를 낸다”면서도 “동시에 이 변화는 매우 폭력적인 캠페인(이스라엘 공습)을 통해 레바논에 강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01호를 이행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의안 1701호는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의 남부지역 배치와 이와 연계한 이스라엘의 모든 병력 철수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유엔평화유지군은 레바논 남부에 주둔해 이스라엘의 철군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하거나 혹은 공격하며 지상전을 지속하고 있다. 유엔은 이날 유엔평화유지군의 5번째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