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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백 년 동안 뇌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부분 중 하나는 ‘해마’이다. 실제의 모양이 해마와 흡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구조물이며 인간의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핵심 부분이다. 해마는 인간의 두가지 종류의 기억, 즉 서술적 기억과 공간 기억을 처리하고 검색하는데 기여한다. 서술적기억은 사실과 사건에 관련된 기억이며 배우들이 대사를 암기하는 것이 이에 해당하며, 공간 기억은 길을 찾는 기억에 해당한다. 공간 기억은 오른쪽 해마에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에서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바뀐 다음 뇌의 다른 곳으로 저장된다. 지금까지 기억이 뇌에서만 저장된다고 생각했지만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들이 장기 기증자와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어 세포단위의 기억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알츠하이머 치매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해마이다. 그래서 알츠하이머의 초기 징후가 최근의 단기 기억을 잃는 것으로 시작한다. 초기의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들도 장기기억은 해마에 저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옛날 일들은 잘 기억한다. 그러나 치매가 진행되면 해마의 부피가 감소해서 일상 생활이 어려워진다. 이런 이유로 알츠하이머에서 해마의 크기는 질병의 진행 정도를 진단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간질 환자들의 부검 결과에서도 해마의 손상이 50%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작은 해마가 간질을 발생시킨 것인지 간질로 인해 해마가 줄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심한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서도 해마의 부피는 줄어들며,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같이 심한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코티졸 이라는 호르몬이 증가로 인해 해마의 크기가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심각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의 해마는 우울증이 없는 사람보다 평균 10% 정도 작을 수 있다고 한다. 기억력 저하를 막기 위해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꼭 치료해야 한다.
2017년에 홍콩의 연구원들은 해마의 저주파 활동이 뇌의 다른 부분에서 기능적 연결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즉, 해마의 역할은 기억과 길찾기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촉각과 같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연구자들은 자신이 말하고 이를 듣는 것이 장기 기억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하였다. 즉, 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 가장 오래 기억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보다가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이 있으면 소리 내어 크게 읽어야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뇌는 죽을 때까지 가소성이 있어 노력만 하면 새로운 뉴런이 생성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해마도 뇌에서 새로운 뉴런이 생성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2018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이 주도한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해마는 어린시절에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것을 멈춘다고 보고하였다. 이 연구는 해마의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앞으로 뇌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였다.
최근에는 기억을 방해하는 단백질(H2A.Z)이 있음을 발견하였고, 나이가 많을수록 이 단백질이 높아 이 단백질을 억제하면 연령에 따른 기억 상실을 예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또한 성인의 뇌에서 Arc라는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노화된 뇌를 젊은 뇌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는 앞으로 외상에 의한 뇌손상 및 뇌졸중으로부터 뇌를 회복시키는데 사용될 수도 있다고 하니 앞으로 뇌의 치료도 유전자 치료에 의해 이루어 질 가능성이 높다.
망가진 뇌를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스트레스도 우울증의 원인이라 하니 스트레스 없이 사는 것이 제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