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상자산 대출업체 중 하나인 넥소(Nexo)를 이끌고 있는 안토니 트렌체프 공동 창업주 겸 대표이사는 이날 “지난해 3월 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조정은 매우 가팔랐다”면서 “이는 그 만큼 대출을 통해 가상자산에 투자한 레버리지 물량이 많았다는 뜻이며, 그로 인해 충격이 그렇게 컸던 것”이라고 밝혔다.
트렌체프 대표는 “이번 조정이 가상자산 대출업체들에게도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자산 건전성 평가)’가 됐다”면서 “대출업체들도 앞으로는 (시장 조정에) 더 많은 대비를 하게 됐고, 이번 조정으로 인해 과도한 대출 물량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나타나고 있는 반등세도 이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자 대출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대출 비율을 조정하거나 대출가능자산 규모를 늘린 것이 매물 부담이 그나마 낮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넥소는 이번 시장 조정 이후 자체적인 담보가치 대비 대출금 비율(LTV)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또다른 대출업체인 언체인드캐피탈은 지난 2월에 이미 자체 LTV 비율을 40%로 낮춘 바 있다.
조 켈리 인체인드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자산이 더 늘어난 만큼 이 같은 LTV 하향 조정에 대해 불평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면서도 선제적으로 LTV를 낮춘 덕에 이번 조정 과정에서 마진콜 충격이나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는 훨씬 덜 했다”고 말했다.
넥소의 경우 지난해 3월만 해도 총 대출가능자산이 1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5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해도 이를 감내할 수 있는 버퍼가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상자산 대출업체인 블록파이도 전날까지 전체 대출액 중 10% 정도만 마진콜에 걸렸는데, 이는 작년 3월 급락 당시 대출액 중 25%가 마진콜에 걸려 매물로 쏟아졌던 것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었다. 이에 코인데스크 모기업인 디지털커런시그룹이 소유한 대출업체인 제네시스의 매튜 밸렌스위그 대출담당 이사는 “시장 급락 이후 반나절 만에 대규모 청산 물량이 훨씬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