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대신 경제현장 간 北김정은…평양주택부지 시찰, 민심 달래기

김미경 기자I 2021.03.26 07:51:02

도심 고급주택 지어 모범 근로자에 선물
새로 만든 여객버스 점검 대량생산 지시
발사 현지지도 불참은 남북미 대화 가능성
유엔 결의안 위반 책임론 피해가려는 의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발사 참관 대신 평양시내 도심에 건설할 예정인 주택단지를 시찰했다.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현장을 방문해 민심을 다독이는 동시에 미사일 발사 현장에 전면 등장하지 않음으로써 직접적인 비난과 책임론을 피해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올해 첫 현지지도 장소로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경제현장 시찰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위원장이 “보통문주변 강안지구에 호안다락식주택구를 새로 일떠세울 구상을 밝히고 현지를 돌아보시었다”고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 참관 대신 평양시내 도심에 건설할 예정인 주택단지 부지를 시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위원장이 “보통문주변 강안지구에 호안다락식주택구를 새로 일떠세울 구상을 밝히고 현지를 돌아보시었다”고 보도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주택단지 시찰 중 “수도의 중심부를 감돌아흐르는 경치좋은 보통강반을 따라 현대적인 다락식 주택구를 형성하고 다층, 소층살림집들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이 지구를 특색있게 변모시킬 구상”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는 “보통문주변 강안지구 호안다락식주택구 800세대 건설은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 건설과는 별도로 당중앙위원회가 직접 틀어쥐고 건설을 내밀어 올해중에 완공하여 당과 국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복무하고 있는 각 부문의 노력혁신자, 공로자들과 과학자, 교육자, 문필가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선물하려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올해 사동구역에 건설할 예정인 1만 세대와 별도로 평양 도심인 보통문 주변에 고급 주택단지를 지어 과학자와 근로자들에게 선물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김 위원장 시찰 현장에는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정상학·리일환·오수용·최상건 당 비서, 김재룡 당 조직부장, 김영환 평양시당 책임 비서가 수행했다.

김 위원장의 시찰 날짜를 밝히지 않았지만, 통상 김 위원장의 활동 보도가 다음날 보도되는 점으로 미뤄 전날로 추정된다.

통신은 이날 별도의 기사에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신형전술유도탄’ 2발을 시험 발사했다고 전했다. 신형전술유도탄은 탄도미사일로, 결국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잇달아 벌이면서도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불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한미일 삼각공조를 겨냥한 이번 미사일 시위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음으로써 남북미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두는 동시에 유엔 대북결의안 위반에 따른 비난과 직접적인 책임론을 피해가려는 의도로 읽힌다.

한편 김 위원장이 새로 생산한 여객버스 시제품을 요해(파악)하고 “수도교통망 발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줬다”고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 참관 대신 평양시민을 위한 여객버스 시제품을 둘러봤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생산한 여객버스와 2층버스 시제품을 둘러보고 “수도교통망 발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줬다”고 보도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새 주택구 건설 구상을 밝혔다고 26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보통문주변 강안지구에 ‘호안다락식주택구’ 건설 구상을 밝히고 직접 현지를 둘러봤다고 전했다. 북한은 전날인 25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했는데, 김 총비서는 현장에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새로 생산되는 여객버스 시제품을 직접 시승했다고 26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버스 생산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점검하고 연차별 생산 목표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전날인 25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는데, 김 총비서는 발사 현장에 참관하지 않고 경제 시찰을 진행했다(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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