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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임대사업자 세금탈루 관행,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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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0.11.11 06:00:00
국세청이 탈세 혐의가 짙은 고가·다주택 임대사업자 3000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최근 전·월세값 상승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고통이 커진 상황이지만 이를 악용해 임대료는 높이고 세금은 회피한 고소득 임대사업자가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이 공개한 탈루 혐의 유형을 보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납세 의무 취지가 무색해진다. 한 임대사업자는 외국인이 근무하는 법인에 고가 아파트를 월세로 빌려줘 수억원의 수입을 올리면서도 임차인이 보증금 없이 임차권 등기를 하지 않을 점을 악용해 세금신고는 전혀 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다가구 주택을 무려 60채나 월세로 임대하면서 인기 학군 지역의 월세를 올려 받고 수억원의 임대 수입을 숨긴 탈루 혐의자도 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을 위해 그동안 확충한 과세 기반과 빅데이터 분석을 총동원했다고 한다. 지난해 기준시가 9억원 초과의 주택을 임대했거나 3주택 이상을 보유한 이들의 신고사항을 전산으로 모두 분석했다. 전 ·월세 확정일자 자료가 없는 경우에도 임대주택의 주변 시세 등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소득 파악을 정교화했다. 이같은 첨단기법을 통해 주택임대사업 세무검증 대상자도 지난해 2000명에서 올해는 1000명 더 늘린 3000명으로 확대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국세행정 운영방안에서 “고가 다주택자의 친·인척 명의를 이용한 임대소득 누락, 주택 임대사업자의 허위 비용 계상과 부당 세액감면도 정밀하게 점검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국세청의 이 정도 준비와 각오라면 조사대상에 오른 3000명의 대부분이 세금 추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집값 폭등은 수요·공급 원리를 외면한 정부의 반(反)시장정책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비판과 탈세는 엄연히 다른 얘기다. 집 없는 서민들은 치솟는 임대료에 한숨이 커지는데 다른 한편에서 그 틈을 악용해 불법과 탈세를 저지르는 것을 방관해선 안 될 일이다. 임대주택 시장에 만연한 세금 탈루 행태를 바로잡는 것은 조세정의 차원에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고소득 주택임대사업자에게 과세 사각지대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국세청은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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