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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시는 지난 16일부터 모든 국제선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지정 호텔에서 강제격리하는 강경책을 꺼내 화제가 됐다. 그동안 다른 지방정부에서는 정부가 부담했던 격리 비용도 자비로 내야한다고 엄포했다. 베이징 당국은 시행 하루 전날에 오후에 이를 통보하면서 중국 전역이 들썩였다.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베이징이 새로운 방침을 발표한 16일 해외에서 중국으로 유입된 신규 확진자는 20명이었다. 그중 베이징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에서는 해외에서 역유입되는 코로나19 환자가 현재 200명을 넘어서며 경계심이 커진 상황이다.
다만 강제격리 대상에도 예외는 있다. △만70세 이상 노인, 미성년자, 임산부, 기저질환자 등 집중 격리 실시가 부적절한 자 △단독 거주지가 있으며 거주지 내 다른 동거인이 없을 경우 등에는 자가 격리를 인정해준다. 19일에는 예외 대상에서 미성년자 연령을 만14세 미만으로 낮추고, 단독 거주지는 인정하지 않기로 방침을 바꿨다.
거기다 23일부터는 베이징에 도착하는 모든 국제선이 인근 공항에 먼저 착륙해 체온 검사와 입국 수속, 수하물 소독 등 방역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모든 승객은 경유지에 내려 재탑승 조건에 부합하는 승객만 다시 해당 항공편을 타고 베이징으로 올 수 있다.
베이징시를 비롯해 중국정부가 긴장하는 이유는 이동제한 등 경제적 피해를 무릅쓴 강경조치로 자국내 확진자를 한자리수로 떨어트린 상태에서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자로 인해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2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기준 전국 31개 성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8만1054명, 사망자는 3261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하루 동안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46명, 6명 늘어난 것이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2일 한자릿수로 떨어졌다가 전날부터 다시 40명대로 높아졌다. 중국 본토에서는 나흘 만에 신규 확진자가 1명 나왔다. 나머지 45명은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자다. 이날까지 중국으로 역유입된 확진자는 314명으로 늘었다.
현재 중국 입국자의 90%는 중국인이다.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중국의 국제선 입국자는 현재 하루 평균 2만명 수준인데, 이중 외국인은 10%에 불과하다. 실제 중국에 들어오는 대부분 입국자들이 중국인 또는 화교라는 얘기다. 일례로 19일 기준 베이징의 해외 역유입 확진자는 총 64명이다. 이중 베이징에 장기 거주지를 갖고 있는 이는 14명(22%)이다. 직업별로는 유학생이 27명(42%)으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이들이 증상을 숨기고 중국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저장성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식당을 하다가 지난달말 귀국한 왕 모 씨를 비롯한 자국민 7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왕 씨는 입국 열흘 전부터 기침 등 증세를 보였지만 입국 당시 증상을 숨겼다. 이후 동반 입국한 자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3일는 미국에서 3번이나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거절당한 중국인 리 모씨가 베이징으로 들어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장기체류 중인 중국인 여성 리 모씨는 비행기 탑승 후에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고, 함께 탑승한 남편과 아이의 상황도 보고하지 않았다.
베이징일보는 최근 중국계 호주인 량 모씨가 베이징으로 돌아온 후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외출했을 뿐 아니라 외출 당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공안국 출입경관리국은 량 모씨의 취업 비자를 취소했다.
한편 항공편이 줄어든 가운데 중국인들의 귀국 수요가 급증하자 유럽이나 미국에서 중국으로 오는 노선의 항공료는 천정부지로 뛰었다.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18일 런던에서 제네바를 거쳐 상하이로 가는 40석짜리 비즈니스 전세기는 좌석당 항공료가 최저 18만위안(약 3180만원)이었는데 40장이 모두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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