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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중 기자] “처음엔 날개 돌아가는 소음 때문에 고기 잡는 것도 소라 따는 것도 줄어들 줄 알았죠. 하지만 풍력발전이 완공된 후에 돌고래 떼가 돌아왔어요. 그럼 말 다한 것 아닌가요?”
10개의 날개가 돌아가고 있는 탐라해상풍력발전이 자리 잡고 있는 고춘희(64) 제주시 한경면 금등리 이장은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풍력발전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를 이같이 일축했다.
고 이장은 사업 초기 여러 유언비어와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매우 고생했다고 밝혔다.
“소음 때문에 소가 새끼를 못 낳는다”,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 “공사로 발생하는 흙탕물과 분진 때문에 해녀들이 소라 등 어패류 채취가 줄어든다” 등 말이 아니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최근 부동산 열풍처럼 “땅값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고 이사장은 제주 사람들조차 존재를 모르는 금등리 마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상풍력 도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마을 주민은 물론이고, 배를 가지고 조업하는 어촌계, 해녀 등을 각각 만나 설득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3년이나 진행됐다.
결국 피해보상과 풍력발전으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공평하게 나누는데 모두가 합의하면서 도입이 확정됐다.
고 이장은 “풍력발전 가동이 2년째가 된 지금 주민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며 “이전에 우려했던 소음, 어획량 감소 등은 모두 기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어획량은 변함이 없고, 오히려 가외 수입이 생겨 만족하고 있다”며 “풍력발전으로 새로 생긴 수입 때문에 마을 사람들에게 여유가 생겼고 마을을 알릴 새로운 수익사업을 할 여력이 생겼다”고 밝혔다.
고 이장은 “금등리에서 해상풍력 관광과 여유와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한 달 동안 살기체험’을 위해 2채의 집을 마련했으며, 오랫동안 살아온 어르신들에게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제주 고유의 말을 복원하는 제주어(語) 마을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처음 해상풍력 계약 때 해녀들의 삶과 소득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배려가 부족했다”며 “탐라해상풍력 측에서 종폐사업을 시작해 (아직 저소득에 머물고 있는) 해녀들의 수입을 더욱 늘릴 수 있도록 도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고 이장은 “지금 당장이라도 허가만 날 수 있다면 3기 정도 해상풍력을 더 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해상풍력을 고민하고 있는 곳이 있다면 수익과 관광을 통해 마을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마을주민과 합의를 전제로) 적극 권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 이장은 20년 전 부모님의 고향인 제주 금등리로 귀향했으며, 이장으로서 10년째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