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069620)은 LG생명과학의 당뇨치료제 ‘제미글로’의 국내 판권 계약에 대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르면 오는 2월께부터 LG생명과학이 개발한 신약 제미글로와 복합제 제미메트 등을 양사가 공동으로 판매한다는 것이 협상의 주요 내용이다.
대웅제약 측은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며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이미 대웅제약은 제미글로의 사전 마케팅에 돌입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최근 판매 계약이 해지된 주력제품의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새로운 제품 판권 도입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은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당뇨약 ‘자누비아’, 고지혈증약 ‘바이토린’ 등 굵직한 다국적제약사의 신약 판권을 종근당에 넘겨줬다. 이들 제품의 매출 공백만 약 2000억원에 육박한다.
제미글로는 대웅제약이 이번에 판권을 뺏긴 자누비아와 똑같은 DPP-4 억제계열 약물로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대웅제약은 2008년부터 8년간 자누비아를 판매하면서 1000억원대로 키워낸 경험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같은 계열의 약물은 사실상 효과는 유사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짙다. 대웅제약이 제미글로를 장착할 경우 유사 제품 자누비아를 오랫 동안 판매하면서 축적된 영업 노하우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웅제약의 제미글로 판매가 LG생명과학(068870) 입장에서도 호재라는 평가도 많다. 지난 2012년 발매된 제미글로는 지난해 255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의 매출이 1000억원에 육박한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트라젠타의 경우 유한양행(000100)이 영업에 가세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했기 때문에 LG생명과학은 대웅제약의 영업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LG생명과학은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와 공동판매를 진행했는데, 현재 계약 해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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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는 2월부터 슈펙트가 초기 환자에도 가능하도록 허가사항과 보험급여 기준이 변경돼 사용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일양약품 측은 “슈펙트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가 10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역시 슈펙트의 마케팅 전략을 재정비하면서 올해 본격적인 반등을 노리는 분위기다.
대웅제약은 자체개발한 개량신약 ‘올로스타’와 ‘나보타’의 선전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대웅제약이 자체 특허기술로 개발해 2014년 발매한 올로스타는 고혈압약(올메사탄)과 고지혈증약(로수바스타틴) 성분으로 구성된 복합제다. 한 알의 약으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약물이다. 지난해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 잠재력을 확인했다.
대웅제약이 5년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제제 ‘나보타’도 올해 국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채비다. 나보타는 북미, 남미, 아시아 등 60여개국에 수출이 예약됐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다국적제약사와의 제휴를 통해 대형 신약 판권 확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웅제약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이상 성장한 9200억원으로 설정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상당수 주력제품의 판권 계약 종료로 매출 공백은 불가피해졌지만 추가 매출 확대 요인이 있어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