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 쓴 무용수들 춤으로 추는 이야기
임팩트 안무·화려한 조명 인상적
| 김혜림 춤미르댄스시어터 ‘뿔’(사진=한국무용협회). |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김혜림 춤미르댄스시어터의 신작 ‘뿔’(11월 14·1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모던한 한국무용의 정수를 보여준 무대였다. 작품은 ‘누구나 지니고 있지만 누구나 갖출 수 없는 뿔’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낱 연체동물의 하나인 달팽이에게도 뿔이 있고 새에게는 날개가 있다. 인간의 뿔은 혀로 봤다. 안무가 김혜림은 “뿔로 인해 상처받은 삶을 살고 있더라도 자존과 소신의 믿음을 영원히 저버리지 않기를 희망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임팩트 있는 안무와 화려한 조명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속에 뿔을 든 무용수가 선보이는 독무와 군무는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전통음악의 강한 타악기와 현악기의 조화, 클래식을 섞은 음악도 분위기를 돋웠다. 스토리를 가미한 생생한 장면들, 인간의 혀와 짐승의 뿔을 형상화한 메시지는 보는 재미를 더했다.
△한줄평=“사다리 무대장치를 무대 맨 끝에 설치해 무용수가 오르락내리락 한 장면이 무척 신선해. 무용수의 기량은 출연진 전원이 솔리스트처럼 느껴질 정도. 은은하게 쓴 영상과 음악도 밀도감 높여. 흑백의 조화로 이룬 의상과 무대 등 모든 것이 잘 어우러진 수작”(정혜진 전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무용수 서로 간의 교감을 통해 에너지를 증폭한 강한 호소력이 인상적”(김기화 두리춤터 테마연구원).
| 김혜림 춤미르댄스시어터 ‘뿔’(사진=한국무용협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