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잇따라 기업신용등급을 한꺼번에 `A`에서 `BBB+`로 두 단계 강등하고,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한 크레딧워치(하향검토)를 부여했다. 지난 2013년에 이은 또 한번의 지뢰 폭발(대규모 손실인식)로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하며 재무 안정성이 크게 훼손됐고 사업 역량에 대한 신뢰도마저 추락해 향후 영업실적에 대한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신평사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누적 1조3205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 -3746억원)이 발생했다. 또한 9월말 기준 차입금과 현금성자산은 각각 2조7000억원, 9000억원 수준으로 이를 감안한 순(純)차입금은 약 1조8000억원이다. 순차입금이 불과 3개월 전(1조 2400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늘어나면서 재무적 부담이 증폭됐다.
안희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 재정수지 악화로 중동 플랜트 발주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수주 감소추세는 불가피하다”면서 “두 차례의 대규모 손실인식으로 해외프로젝트 사업 역량이 약화된 것으로 보이며 향후 영업실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홍세진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3분기 손실을 초래한 주요 해외현장들이 대부분 올해와 내년 초에 마무리 될 예정이지만 얀부발전(Yanbu Power Plant)은 오는 2017년 중 완공될 예정”이라며 “손실 프로젝트와 그 외 현장들의 원가율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영업손실은 물론 향후 영업실적 개선도 불투명해지면서 스스로의 힘(자체 영업 현금창출능력)으로 자본여력을 회복하고 빚을 줄이는 것은 여의치 상황이다. 현 발행주식총수(4000만주)를 뛰어넘을 1조2000억원 수준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결국 계열의 힘을 빌리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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