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4월 05일 08시 29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터져나온 일부 미국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출구전략을 서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여전히 공개시장위원회(FOMC) 보팅멤버들은 온건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용과 주택경기 회복은 다소 미흡한데다 기대 인플레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아직 덜 확산됐다는 이유에서다.
◇ 잇딴 매파발언..그러나 주류는 비둘기
이달 들어 연준내 매파적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을 언급하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지난 1일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가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고 첫 테이프를 끊었고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도 "지나친 유동성이 투기를 조장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와 나라야나 코컬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 통제가 가장 중요하다"거나 "연말쯤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수 있다"는 시각을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벤 버냉키 미 연준의장의 의중을 대변하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가 "빠른 회복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정책 방향을 전환할 이유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또 간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미국 경제는 소비 침체를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리밸런싱을 거치고 있는데, 연준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이 과정을 용이하게 하는 여건을 형성하는데 지지했다"고 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연준이 6000억달러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일부 매파 위원들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지만, 연준내에는 반대편 목소리를 내는 쪽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11명의 멤버들 중 매파적 성향의 인물은 플로서, 래커, 코컬라코타 위원와 케빈 워시 이사 등 4명에 불과하다. 반면 나머지 7명은 온건파로 분류되는 만큼 조기에 양적완화를 종료하기엔 무리가 있다.
◇ 경기회복·기대인플레 아직은 `미흡`
이 뿐 아니라 매파 위원들의 출구전략 주장의 근거가 되는 경기회복세나 인플레도 아직은 다소 미흡해 보인다. 고용과 주택경기가 아직 위기 전 수준에 한참 못미치고 있고 기대인플레도 그다지 높지 않다.
우선 경기측면에서 보면 작년부터 진행된 고용회복 과정에서 민간 취업자가 180만명 증가했지만, 지난 2008~2009년중 실직자 884만명에 비해서는 이제 20%에 불과하다. 실업률도 여전히 8%대 후반이다.
주택경기 역시 마찬가지. 1~2월중 민간부문 건설투자는 주거용과 상업용 공히 감소하며 전년동기비 9.5% 감소했다. 케이스 쉴러 주택가격지수도 7개월째 하락중이다. 미국 상업은행의 신용공여 역시 2월 중 전월비 연율 6.1% 감소하며 3개월째 하락했다.
인플레의 경우에도 헤드라인 물가가 안정적인 가운데 최근 높아진 기대인플레도 아직은 임금 상승이나 최종 판매가격 인상을 초래하지 않고 있다. 유가가 하락한다면 이내 꺾일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2000년대 들어 유럽 중앙은행(ECB)과 첨예한 대립을 보여온 연준이 자존심 측면에서도 ECB의 금리 인상이 임박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