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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재개발로 사라진 마을 전통풍습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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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철 기자I 2010.08.08 11:23:36

마을의 안녕과 번영기원 제(祭) 거행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서울 강동구 강일동 주민들이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으로 사라진 마을의 전통풍습 되살리기에 나섰다.

8일 강동구(구청장 이해식)에 따르면 강일동에서 매년 음력 7월 1일 청송심(靑松沈)씨와 벌말 주민들이 갈산에 모여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산치성제(山致城祭)를 거행하는 전통풍습을 올해부터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관해 보존·발전시키기로 했다.

`산치성제`는 마을사람 중 세주, 하주, 축관을 선정해 제(祭)의 절차를 주관하며, 개인의 소원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소지를 올려 불태우면서 행사를 마치게 된다. 올해는 8월10일(음력 7월1일) 오후 6시 강일동 지역 `갈산`(현재 강일동 근린공원)에서 동네 어르신 등 주민들이 함께 모여 제를 올릴 예정이다.

산치성제는 임진왜란때 청송심(靑松沈)씨의 선조가 호랑이 등에 업혀 `갈산`으로 피난왔을 당시 호랑이의 도움을 받아 강일동 범말에 정착하게 됐으며, 이후로 호랑이를 산신령으로 믿고 산치성제를 지내왔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산치성의 제물은 살아있는 소를 잡아 희생 제물로 올렸는데, 이는 귀한 소를 희생해 자신들의 정성을 표시하고자 했던 것이다. 산치성제 시작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풍습이지만 현재 도축이 금지되어 있어 소머리로 대체하고 있다.

산치성제는 남한산성이 축성되었던 1626년(인조 4년)부터 시작해 200여년 이상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18세기 이후 청송심씨 마을이 집촌화되면서 전승됐다.

강일동은 서울에서 가장 큰 청송심씨의 집성촌이었으나 2003년 도시개발사업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며 옛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 또 갈산 산책로에 위치한 산치성 제단마저 외지에서 온 주민들에게 도시미관을 해치는 돌덩어리 취급을 받고 있다.

양준영 주민자치위원장은 "올해부터는 산치성제를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관해 강일동의 고유한 전례풍속으로 오래도록 보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갈산 산치성 제단 및 산치성제 거행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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