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환율은 주초반 장중 1149원선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가 주후반에 들어선 1168원선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위안화 절상압력 전망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달러 저금리 기조유지 발언이 나오면서 달러약세가 이어졌고, 달러-원 환율의 하락압력에 영향을 미쳤다.
대내적으로는 금융위원회의 선물환거래 규제안 발표가 있었지만 외환시장에 별다른 영향은 미치지 못했다. 수급측면에서 한국전력의 교환사채(EB) 상환자금 12억달러의 달러매수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참가자들의 숏(달러매도) 포지션의 위축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는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주식순매수에 따른 환율하락 압력을 상쇄하는 역할도 맡았다.
이번주는 미국 주택지표와 내구재 주문, 개인소비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주중반에는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로 금융시장이 휴장하고 은행, 기업, 관공서 등도 문을 닫는다. 일본시장은 주초 휴장한다.
지난주말부터 글로벌 달러 약세가 주춤하고,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환율의 추가 하락압력은 완화된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역외세력이 특정한 방향성없이 환율이 반등할 때마다 차익실현성 숏커버(매도한 달러를 되사는 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장중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월말을 앞두고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출회는 환율하락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에서 메릴린치 스위칭 자금유입 등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에 따른 달러공급 요인도 변수로 대두된다.
반면 외환당국이 연말까지 1100원대 중반의 환율을 지킬 것이란 의지가 강하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은 숏포지션을 제한하며 환율의 추가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환율이 1150원대 아래쪽을 나타내면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것도 환율의 아래쪽 방향시도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이데일리가 외환시장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주 환율의 예상 거래범위 평균은 1149~1171원으로 집계됐다.
다음은 전문가별 코멘트.
금주 서울외환시장은 강보합 개장이 예상된다. 개장이후에는 글로벌달러 반등과 결산을 앞둔 헤지펀드 등의 숏포지션 청산물량 등의 영향으로 상승에 우호적인 장세가 연출될 전망이다. 대기중인 네고의 벽 또한 탄탄할 것으로 보여 급속한 상승은 어느 정도 제한될 것이다. 다만 주중 국민연금 관련 물량의 유입이나, 트리셰 총재의 발언으로 촉발될 수 있는 출구전략 조기시행 관련 후속조치 등으로 인한 주중 급속한 변동의 가능성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한주가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예상범위 1150~1175원
◇ 하준우 대구은행 대리
이번주는 월중반이라는 점에서 경제지표 등 특별이 부각될 이슈는 없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주식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많이 낮아졌다. 이에 비해 달러화 흐름과 유로화, 금값, 달러인덱스 등의 동조현상이 강해졌다는 점에서 이들 지표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HSBC빌딩 매입을 위한 달러매수 물량이 2억~3억달러 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장에는 별다른 충격을 줄만한 규모가 아니다.
-예상범위 1150~1170원
◇ 류현정 씨티은행 부부장
지난주 글로벌달러가 유로화 대비 약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고, 뉴욕증시도 주초반 강세에서 주후반 조정을 보여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제한했다. 또한 주중에 한국전력의 외채상환을 위한 달러매수 수요도 발생하면서 1150원을 저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환율이 위쪽으로 강하게 돌아서기도 힘든 상황이다. 시장참가자들이 원화강세의 흐름을 여전히 전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이 상승할 때마다 매도하려는 욕구가 강해진다.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은 위쪽에서 팔려는 것에 관심이 많다. 월말이 다가올수록 달러수요가 많아지는데 이번주는 월말이라는 특성상 이같은 수요가 얼마나 발생할 지 관심이다. 또한 글로벌 달러약세 속도가 지속될 지도 환율 움직임에 관건이 될 것이다.
-예상범위 1150~1170원
◇ 박재성 우리은행 대리
환율의 큰 그림은 여전히 아래쪽이다. 지난주 환율이 한때 1160원대 후반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일시적인 조정으로 본다. 지난주 메릴린치 창구를 통한 외국인의 스위치 트레이딩 주식매수 자금이 들어오면 환율이 114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외환당국이 용인할 지가 관건이다. 환율이 당분간 1150원대에서 지루한 방향찾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주 발표예정인 미국의 실업률과 소비자지수 등 경제지표에 뉴욕증시가 어떻게 반응할 지도 주목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한국전력 달러매수 등 이벤트 수요는 사라졌다. 정부의 공기업 달러차입 제한과 관련해 앞으로 공기업들이 시장에서 달러 매수에 나설 요인이 시장에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예상범위 1145~1170원
◇ 임재형 부산은행 차장
환율은 지난주 1150원을 중심으로 당국의 개입경계감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1150원을 지켰다. 이번주는 당국 개입경계감과 이벤트성 수요(국민연금의 HSBC본사 매입관련 자금 환전 등) 및 외화건전성 규제 움직임, 글로벌 달러화 반등시도 등이 달러-원 환율의 하락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초에 상승압박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환율이 반등 시도할 경우 1160원대에서 수출네고 물량공급,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주식 순매수 등이 상승을 제한하면서 당분간 1150~1170원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예상범위 1150~117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