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정성일의 데뷔작 '카페 느와르'와 홍콩 감독 조니 토(두기봉)의 1989년작 '우견아랑'이 각각 두 명으로부터 추천됐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카페 느와르'에 대해 "정성일의 첫번째 영화가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고, 영화평론가 김영진은 "아마도 여러모로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우견아랑'을 추천한 김형석은 "주윤발이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영화"라고 했고, 황희연은 "주윤발의 신파영화로 청춘 시절을 불러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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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길종 감독 회고전에서 세 명이 추천작을 골랐다. '화분''병태와 영자' '병사의 제전'이 꼽혔다. "텁텁한 비디오로 봤던 기억을 말끔히 씻어낼 기회"(김형석·영화평론가), "독재시대의 끝자락에서 허무와 청춘을 건져올린 영화"(김영진), "여전히 낯설고 새로운 발견의 느낌"(황혜림·서울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이 각각 추천의 변이었다. 조니 토의 영화는 '우견아랑' 외에도 두 편이 더 꼽혔다. '흑사회 2(2006)'는 "매혹적이면서도 섬뜩한 경지의 최고작"(김영진)이라는 설명이, '복수(2009)'는 "장르의 견고한 자장 안에서 신천지를 개척해온 발걸음의 행방"(이동진)에 대한 궁금증이 딸려 있었다.
올해 부산을 찾는 이탈리아의 호러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의 작품은 '딥 레드(1975)'와 '지알로(2009)' 두 편이 꼽혔다. 영화칼럼니스트 황희연은 "영화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필수 먹거리"라고 했으며, 김형석은 "그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라고 각각 추천작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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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칸영화제가 선택한 작품들도 네 편 포함됐다. 국내 미개봉작은 '공기인형'과 '하얀 리본' '브라이트 스타'로 모두 감독에 대한 깊은 믿음에서 비롯된 추천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열렬한 팬"임을 고백한 이동진이 '공기인형'을, "미하엘 하네케에 대한 뿌리깊은 신뢰"를 표명한 황희연이 '하얀 리본'을, "제인 캠피언의 영화를 보고 실망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김영진이 '브라이트 스타'를 각각 꼽았다. 이동진은 개봉작보다 12분 늘어난 박찬욱 감독의 '박쥐 확장판'도 추천했다.
한국 영화 회고전에서 이만희·유현목 감독의 작품이 각각 한 편씩 선택됐다. 최근 복원된 이만희 감독의 '검은 머리(1964)'를 추천한 김형석은 "어떤 장르에서나 힘 있고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준 감독의 갱스터 무비 걸작"이라고 했고, 올해 타계한 유현목 감독의 '순교자(1965)'를 꼽은 이동진은 "'순교자'를 쓴 소설가 김은국의 타계 5일 뒤 유현목 감독도 세상을 떴다. 영화에서 두 명의 장엄한 실존주의자는 어떻게 만났을까"라고 했다.
이 밖에도 '페어 러브(2009)'엔 "등장인물의 삶에서 다른 이가 보지 못하는 것을 길어올리는 감독의 두번째 영화"(김영진)라는 설명이, '윗마을 아랫마을, 그리고 국경선(2009)'엔 "인간사회의 본질에 대한 블랙 코미디 같은 우화가 기대되는 영화"(황혜림)라는 이유가 붙었다. 대만 감독 차이밍 량의 신작 '얼굴'을 꼽은 황희연은 "볼 때는 지극히 불편하지만 영화제가 끝나면 기억 속에 가장 오래 남는 건 언제나 차이밍 량 영화"라는 수식을 붙였다.
도움말 주신 분: 김영진(영화평론가·명지대 교수) 김형석(영화평론가) 이동진(영화평론가·이동진닷컴 대표) 황혜림(서울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 황희연(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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